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씬날 Apr 03. 2021

똑똑하게 실패하는 법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고민을 꾸준히 해왔다. 하지만 "나는 어디에서 어떤 도전을 어떻게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는 시원한 답을 내리지 못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이 질문은 더 이상 물러날 수 없는 질문이 되었다.


'실패에 두려워하지 마라', '가슴 뛰는 일을 찾아라' 같은 진부한 이야기에 질릴 대로 질렸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면 이후 내가 한 액션은 부재했다. 이 책은 직관에 반하는 연구들을 근거로 보여주며 진부한 이야기도 한 번 더 돌아보도록 한다.   

내 기준, 이 책의 가장 큰 메시지는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미리 아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배운다"이다.


#샘플링 

일반적으로 악기나 스포츠의 경우, 꽤나 어릴 때부터 한 가지를 시작해서 매진해야 한다고 알고 있다. 각 분야의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 "저는 3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어요, 축구를 했어요" 같은 스토리를 심심치 않게 들으니 말이다. 한 가지를 몰빵하지 않으면 비효율적이며, 비전문적이고,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 연구에 따르면, 악기나 스포츠도 체계적인 시스템 안에서 하나만을 했던 사람들은, 여러 가지를 경험한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단 한 명도 최우수 그룹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또 우리가 심심치 않게 듣는 이야기가 '1만 시간의 법칙'이다. 아마 그래서 다른 선택지로 시간과 에너지를 돌리는 것이 전문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 가지를 체계적인 시스템 안에서 훈련한 집단은 초기에는 연습량이 여러 가지를 시도한 집단보다 많았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여러 가지를 경험해보고 후에 선택한 집단의 연습량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런 것이 자발적인 내적 동기의 힘이다. 직접 다양하게 경험, 즉 '샘플링'을 해보고 후에 자신에게 더 맞고 집중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편이 좋아 보인다.


#실패

다양한 경험은 왜 '다양'한 경험이겠는가? 경험은 경험일 뿐인데, 경험에 "성공" 혹은 "실패"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기도 하지만 항상 따라붙는 꼬리표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경험을 해보고 "아, 아니구나" 하는 실패 상황 또한 결국엔 필연적으로 맞닥뜨려야 한다.


자기 분야의 정점에 도달한 사람들은 어떤 일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재빨리 포기하곤 하며, 포기했다고 실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만둘 배짱이 없어서 일을 계속 붙들고 있을 때 우리는 실패한다.

실패하는 게 무서워서 울면서 끝까지 한 경험들도 있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때도 있다. 전자는 붙들고 있어서 날렸던 기회비용이 안타깝고, 후자는 샘플링할 기회를 날려서 아쉽게 되었다.


정말로 실패해도 괜찮을까?

책에서는 생성 효과(generation effect); 설령 틀린 답을 내놓는다고 해도 스스로 답을 제시하려고 애쓰는 것이 나중의 학습을 강화한다고 한다. 실험 연구를 할 때도, 샘플 수가 많을수록 실험의 신뢰도가 올라가는 것처럼, 시도를 많이 해봐야 유효한 아웃풋이 생긴다. 그리고 비로소 한 두 가지의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내게 직면한 문제를 맥락에 따라 분석할 수 있고, 알맞은 전략을 구축할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알지 못한다. 그런 건 머릿속에 들어있지 않다. 그냥 해보면서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찔끔 맛만 보고 그만두라는 뜻이 아니다. 불확실성이 높고 급변하는 시대에 끈기를 위한 끈기는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

스스로 질문하고 단기 목표를 세우자. 우리가 언제 몰입하는지 질문하는 것이다.

무엇을 할 때 집중할 수 있었고, 효율이 났으며, 열의를 느꼈는지를 스스로 피드백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생각하고 있는 여러 진로의 갈래 속에서 선택하자. 이렇게 한 해, 두 해를 보내다 보면 결과가 더 발전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에 언급된, [역사적 환성의 종말]의 저자 댄 길버트의 말처럼, "우리는 곧 완성될 것이라는 말만 계속 따라붙는 반제품"이니 말이다. 어제, 일주일 전, 한 달 전, 일 년 전의 나보다 성장할 수 있게 단기 목표를 세우고 피드백해나가면 길이 보일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이번 생은 망했을까? 신년운세 말고 이걸 하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