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쟁하고 있었다. 학교에서 공부할 때의 ‘나 자신과의 싸움’과 같은 경쟁이 아닌, 남을 밟고 올라가야 하는 경쟁이었다. 경쟁하는 나는 비열했다.
조직에서 나는 간교한 것들을 배웠다. 이를테면 괜스레 사람들을 긴장하게 만들거나, 경쟁하게 만드는 것, 칭찬하는 것, 거짓을 말하는 것 등이었다. 그것은 모두, 다른 사람을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기 위한 것이었다.
나는 비열했으며, 이를 자각한 순간에도 비열함을 멈추지 못했다.
그것은 할 줄 아는 것은 거의 없으면서도, 나보다 높은 월급을 받는 후임 프리랜서가 거슬렸기 때문일지 모른다. 그가 시킨 일을 제대로 해오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또는 내가 따르던 팀장이 그와 나를 경쟁시켰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에 기고만장해진 그가 슬슬 기어올랐기 때문일지도.
어쩌면 나는 예전부터 보아왔던 비열한 상사들을 떠올렸을지 모른다. 이런 업계에서 살아남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스트레스를 받는 일인지를. 그래서 그들도 이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랬구나, 하며 조금은 이해하는 척했을지 모른다. 어쩌면 이런 상황들을 반복적으로 겪다 보니 그렇게 변했다거나, 그들과 내가 그렇듯 다른 사람이라도 이렇게 했을 거야, 와 같은.
하지만, 나는 죄책감을 느꼈다. ‘어쩔 수 없다’와 ‘그러면 안된다’ 사이에서 갈등했다. 나는 비열했고, 괴로웠다. 나는 좋은 사람이고 싶었기에 비열함에 대해 외부 상황이나 남을 탓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 자신의 비열함에 대해, 나 이외의 것을 들먹이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았다. 그것이 괴로움의 원천이 되었다.
모든 것은, 타인과 상황을 핑계 삼아 인간으로서의 품위와 인성을 저버린 나의 탓이자 나의 책임이었다.
사실 그 경쟁이란 게, 그렇게 의식할만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내가 그토록 원하던 것은 시간이 지나거나, 상황이 변화하면 생각보다 쉽게 손에 쥘 수 있는 것이었다. 그것은 생각보다 대단한 게 아니었다.
내가 생각하는 그런 경쟁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은 스스로 만들어낸 망상이자, 두려움일 뿐이었다.
그 망상과 두려움에 나는 스스로 비열해지기를 택했다. 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나의 업무 스킬은 늘고 있었으나, 인성은 퇴보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