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두 레이블의 세계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두 레이블의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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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패션 브랜드는 단순히 ‘옷만 잘해서’는 살아남기 힘들다. 캠페인 사진 한 장, 인스타그램 피드의 톤앤매너, 그리고 그 기저에 흐르는 브랜드의 세계관 또는 신념이 얼마나 탁월한지가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 오늘 소개할 두 브랜드는 바로 그 지점에서 눈에 띈다.
소위 말하는 ‘핫플’과는 거리가 먼 동네, 보문동. 하지만 이를 달리 말하면 오직 한 공간을 목적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만드는 동네라고도 할 수 있다. 디렉터 uma가 운영하는 키야기(chiyagi) 숍이 바로 그 주인공. 순수 미술을 전공한 그녀의 배경 덕분일까, 키야기가 제안하는 아이템들은 단순한 상품이라기보다 “All The Memorable Pieces On The Land”라는 슬로건 아래 수집된 하나의 피스처럼 느껴진다. 서로 다른 장르의 옷들이 한 사람에게 입혀졌을 때 느껴지는 기분 좋은 이상함과 궁금증을 유발하는 요소를 만드는 것이 이들의 지향점이다.
아이코닉한 새빨간 바닥의 피팅룸 사진만 보아도 이들이 지향하는 무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자체 브랜드뿐 아니라 주얼리, 스타킹, 타 디자이너 브랜드의 셀렉 아이템, 심지어는 인테리어 오브제와 가구까지 아우르는 이들의 셀렉션은 그 경계가 없어 더욱 다채롭고 흥미롭다. 브랜드명의 어원인 ‘키메라’. 사자의 머리와 염소의 몸, 뱀의 꼬리가 응집된 생명체처럼 어떤 것을 가져다 두어도 그 자체로 말이 되는 공간이다.
메이크업 중에서도 민낯 메이크업이 가장 어렵듯, 쇼핑할 때 가장 고르기 어려운 건 역시 베이직 아이템이다. 패스트 패션이 범람하는 시대에 품질은 기본, 여타 아이템들과는 다른 ‘한 끗’이 필요하기 때문. 화려한 장식보다 정교한 기본에 집착하는 이들이라면 키야기의 세컨드 라인인 험블(chiyagi humble)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비장식적인 패턴과 절제된 색감 안에서 키야기 특유의 정체성을 응축해, 결코 심심하지 않은 룩을 제안한다.
울리카상투스(Ulika Sanctus)는 옷을 입는 행위를 하나의 서사를 재구성하는 과정으로 치환한다. 가상의 실종자 43인을 추적하고 그 단서를 재구성한다는 이들의 내러티브는 수메르 신화나 신학적 아이러니 같은 ‘세상이 설명하지 못한 공백’에서 출발한다. 원인이 결과보다 늦게 나타나는 기묘한 가설들처럼, 울리카상투스는 파편화된 정보들 사이에서 상상을 펼쳐 옷이라는 결과물로 표현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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