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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FASHION

나의 그녀에게 선물하고 싶은 패션 아이템 2

‘우리’라는 이름으로 더 멀리 갈 여자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패션 아이템

by Singles싱글즈

F♥R HER.

삶을 기꺼이 내주고 싶은 여자들이 있다.

날 먹이고, 재우고, 키우고, 성장시킨 여자들.

여성의 달, ‘우리’라는 이름으로 더 멀리 갈 여자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패션 아이템을 <싱글즈> 편집팀이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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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녀에게 선물하고 싶은 패션 아이템 2

52034281_156-1576.jpg 발렌시아가 3XL 서머 메쉬 스니커즈 가격 미정.


헤드 프로듀서 양주연 ▶ 언니 양주녕


신발을 선물하면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나는 조금 다르게 믿고 싶다. 신발이 떠남을 의미한다면, 그것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시작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언니에게 신발을 선물하고 싶다. 낯선 길을 걸으며 더 멋진 순간들을 만나고, 지금보다 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언젠가 돌아오는 날, 언니가 들려줄 여행의 조각들을 함께 맞춰보고 싶다. 떠남이 끝이 아닌, 다시 돌아올 이유가 되길 바라며.



1191793494_156-1577.jpg 보테가 베네타 안디아모 735만원.


피처 에디터 이유진 ▶ 엄마 이상희


지난 명절에 꺼내 본 20년 전 사진 꾸러미 속에는 당시 잘나가는 브랜드의 제품들로 온몸을 휘감고 있던 아가씨 이상희가 서 있었다. ‘이땐 메이커 아니면 안 입었어’라는 말과 함께 봤던 낡은 사진 속 엄마는 패션을 사랑했다. 그런 이상희는 지난 30년간 자식 둘을 키우고 매일 회사로 출근하는 남편을 챙기기 위해 ‘소녀 이상희’는 저 멀리 내려두고 ‘엄마, 그리고 아내 이상희’로 살았다.


강인함, 단단함, 인내심, 대담함, 견고함… 이 세상의 모든 단단함을 의미하는 단어들을 다 수식해도 엄마 이상희의 단단함을 담을 수 없다. 현실과 타협하느라 포기한 것들이 너무 많은 이상희에게 다시 패션을 사랑했던 소녀 이상희를 되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래도록 질리지 않을 보테가 베네타 안디아모 백을 선물하고 싶다.



500605311_156-1575.jpg 딘트 핸드메이드 울 코트, 35만9000원.


프로듀서 남태현 ▶ 친한 동생 김나현


대학 후배이자 친자매처럼 지내는 동생이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요즘 갖고 싶은 옷 있니?” “언니 나 코트 사야 해. 최애 코트가 다 죽었어!” 그녀가 보여준 코트는 확실히 망가져 있었다. 이 옷이 왜 최애인지도 물어봤다. 최애 코트를 입고 간 해외여행, 지금의 썸남과의 첫 만남, 애정하는 사람들과의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단순히 새 코트를 선물하는 것이 아닌 그녀가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의 새로운 첫 단추를 선물하고 싶어졌다.




4067907_156-1578.jpg 티파니 하드웨어 컬렉션 워치 665만원.


피처 에디터 김화연 ▶ 여동생 김가연


“아빠는 왜 나만 예뻐해?” 이런 말을 입 밖으로 내본 적 없는 무뚝뚝한 두 언니 대신, 그녀는 뚱한 표정과는 상반되는 애교와 당돌한 언행으로 우리 가족 모두를 웃음 짓게 했다. 딸 부잣집 셋째 딸로 태어난 숙명으로 언니들의 온갖 심부름을 도맡아 했던 그녀가 3월의 신부가 된다니!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는 건 우리 가족과의 시간으로 채워진 동생의 세계에 또 다른 시간이 생겨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새로운 시간을 더 행복하게 채워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제품을 골랐다. 행복을 바라는 마음 사이, 조금 유난스러운 언니들과의 시간도 잊지 말아달라는 의미를 숨겨서 말이다.



332076809_156-15710.jpg 로로피아나 마이 져니 햇, 141만원.


뷰티 에디터 김지원 ▶ 할머니 전영


할머니께 드린 첫 선물은 토리버치 스카프였다(선물이 진심과 동의어라는 가정하에). 첫 취업 기념으로 그의 생일 선물을 골라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는 핑크빛이 도는 스카프를 보고 미소를 띠는가 했지만, 곧바로 “이런 걸 왜 사 오냐”며 성을 냈다. 그날 이후 다시는 선물 따위 사지 않겠다고 생각하며 할머니 집을 박차고 나왔다. 며칠 뒤, 택시 안에서 술김에 ‘할머니들은 왜 그러는 걸까요’라고 말하며 울었던 걸 생각하면 꽤 서운했던 것 같다. 요즘도 백화점에서 스카프를 보면 할머니 생각이 난다. 어쩌면 그를 잘 몰랐던 건 아닐까. 할머니는 모자를 좋아했으니 말이다. 얼굴이 작아 모자가 참 잘 어울렸던 그를 추억하며 다시 선물을 골랐다. 어때, 이번에는 바꾸라고 말 못하겠지?




1933037842_156-15712.jpg 디올 B30 스니커즈 160만원.


뷰티 에디터 옥희정 ▶ 여동생 옥혜정


재수를 해본 사람은 알 거다. 1년이라는 시간이 사람을 얼마나 피 말리게 하는지. 평소에는 극 F지만 동생 앞에서만큼은 한없이 T가 되는 나는 재수를 해봤다는 이유로 그의 재수 선언에 한마디를 얹었다. 1년을 더해봤자 드라마틱한 결과가 있지 않을 거라고. 내 편은 아무도 없다는 상처받은 눈빛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1년이 지난 지금, 늦었지만 고해성사(?)를 해본다. 이 책이 나올 때쯤이면 합격자 발표가 떴을 테다. 비록 재수의 시작은 응원해주지 못했지만 합격 소식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길 바라며 골랐다. 새 학교, 새 친구를 만나 새 신을 신고 팔짝 뛰어오르길! 최애와의 커플템이라는 자랑도 함께 덧붙이면서.



440559107_156-1579.jpg 더 로우 나디아 코튼 톱 79만7500원.


시니어 에디터 장서윤 ▶ 전 직장동료 강상아 이사


패션 브랜드 오브제 디자이너에 이어 SK네트웍스를 거치며 화려한 패션계 이력을 가져온 그녀를 만난 건 어느 따뜻한 봄날이었다. 별 잘 드는 지붕 아래서 담배를 나눠 피우던, 고양이를 사랑하고, 옷을 너무 좋아해 아파트 전세금에 버금가는 금액을 쇼핑에 쓸 정도였지만 이젠 너무 많이 입어봐서 ‘기본으로 돌아가자’로 노선을 바꿨다며 늘 화이트 셔츠에 청바지를 고수하던 그녀. 나지막하지만 환한 웃음과 불의는 못 참지만 후배들에겐 늘 관대했던 사람. 갑작스레 접한 그녀의 부고는 그래서 더 믿을 수 없었다. 3년이 흐른 지금, 하늘에서도 늘 평안하길 빌며. 그녀에게 가장 잘 어울렸던 화이트 셔츠를 바친다.



2121664881_156-15711.jpg 알라이아 르 쾨르 백 가격 미정.


패션 에디터 윤대연 ▶ 편집장 김겨울


여러분이 지금 보고 있는 <싱글즈>의 리더, 우리 편집장님은 패셔니스타다. 패션 매거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뛰어난 센스를 보유한 그에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단 하나의 가방만 고수한다는 것. 사카이, 오토링거 등 쉽게 소화하지 못할 다채로운 옷에 비해 가방은 오직 샤넬의 미니 폰 파우치만 메고 다니신다. 구조적인 걸 좋아하는 편집장님께 모던 패션의 지표인 알라이아의 미학이 찰떡같이 어울릴 게 안 봐도 훤하다. ‘하트’ 모양이 주는 명랑한 느낌마저 그의 퍼스널리티와 꼭 닮았다. 장인정신으로 빚어낸 정교한 하트 가방이 편집팀에게 한결같이 애정을 쏟는 편집장님의 마음과 무척이나 닮아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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