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이 캐릭터가 되는 순간이 있다. 이 영화들 속 서울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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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희(김고은)는 파리에 살다 온 유럽 감성 ‘미친년’이고, 흥수(노상현)는 한국을 벗어나고 싶은 게이다. 그들에게 한국은 ‘내가 나인 것이 약점이 되는’ 세계, 예의 없는 ‘꼴통’의 밀도가 ‘유난히 높은’ 나라다. 그곳에서 재희와 흥수는 서로를 엄호한다. 이태원 자취방과 클럽에서 전개되는 그들의 ‘애니멀 라이프’는 누가 뭐라건 청춘의 반짝임이 가득하다. 둘 사이를 오해하는 이들에게 흥수는 외친다. “베프끼리 같이 살 수 있잖아요. 서울이 방세가 얼만데!” 비싸고 밀도 높은 대도시지만 그래서 아웃사이더들도 자신들만의 인사이드를 구축할 수 있는 곳, 그게 서울이다.
이 작품은 밑바닥 남성들이 성녀 혹은 창녀로 설정된 여성들과 맺는 약탈적 관계 또는 의존적 관계를 자못 의미심장하게 묘사하는, PC 컬처 이전 예술영화의 한 경향을 반영한다. 욕쟁이 건달, 무력한 탈북자, 어벙한 백수가 어울려 다니는데, 그들은 모두 병든 아버지를 모시며 ‘고향주막’을 운영하는 중국계 이주민 예리(한예리)를 좋아한다. 자본과 문화의 중심지 DMC로부터 불과 철길 하나 건너인데 변두리가 돼버린 2010년대 수색동은 이들의 소외감을 대변한다. 예리는 남자들에게 지나치게 친절하다. 그러나 영화는 예리가 존재한 시간을 춘몽(春夢)으로 묘사함으로써 자신의 토양과 선을 긋는다.
자영(최희서)은 고시 공부를 하다가 지쳐버렸다. 서른한 살이라 취직도 어렵다. 남들과 보폭을 맞추지 않아서 낙오자가 된 것이다. 그런 자영 앞에 러닝 동호인 현주(안지혜)가 나타난다. 자영은 자기를 튕겨낸 도시를 제 발로 누비며 조금씩 밝아진다. 그런데 늘 앞장서 달리던 현주가 사라지자 자영은 다시 헤맨다. 어머니의 욕망을 대리 실현하던 자영은 이번에도 타인의 욕망(나이 많은 남자와 자고 싶다는 현주의 욕망)을 모방하다가 곤경에 처한다. 자영이 언젠가는 자기 인생의 리드를 잡을 수 있을까? <아워 바디>는 러닝 홍보 영화가 아니다. 하지만 러너의 시선으로 본 한강은 슬프도록 아름답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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