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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창이 있는 플로리스트 박정윤의 집

#space for one. 꽁떼 드 에떼 박정윤의 하루.

by Singles싱글즈

꽁떼 드 에떼 박정윤의 하루는 자연의 시간 속에서 서서히 자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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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창이 있는 플로리스트 박정윤의 집 #space for one


362129136_0926-1.jpg 오랜 시간 모아온 잡지와 도자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풍경.


947551951_0926-2.jpg 일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테이블. 벽에는 액자를 전시했다.


커다란 창 밖으로 아름드리 나무가 서있다. 플로리스트 박정윤이 이 집을 처음 만났을 때 계절은 겨울이었다. 잎이 모두 떨어진 앙상한 가지를 보고 그는 직감했다. 이 집은 계절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할 수 있는 곳이라고. “2층에 저 정도로 나무가 올라와 있다면 창으로 계절이 바뀌는 걸 그림처럼 바라볼 수 있겠다 싶었어요.” 실제로 창밖 풍경은 늘 바뀐다. 겨울의 맨몸 같은 가지는 봄이 되면 연둣빛 싹을 틔우고, 여름에는 짙은 녹음으로 창을 가득 메운다. 가을이면 노란빛으로 변해 방 안까지 물들인다. 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며 사는 집이다.


아침에 문을 열고 나서면 공기의 결이 미세하게 달라진다. 피부에 닿는 온도가 달라지고, 바람에 섞인 냄새가 변한다. 박정윤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알아채는 순간을 좋아한다. “아침에 나갈 때 공기가 살짝 서늘해지면, 집에 돌아와 달력에서 절기를 확인해요. 언제나 맞아떨어지더라고요.” 꽃시장에서 계절별로 달라지는 품목을 보는 일 역시 같은 경험이다. 스튜디오 꽁떼 드에떼(Conte d`’e`te)는 이름 그대로 여름 이야기에서 출발해 사계절을 풀어낸다. 쇼룸과 팝업, VIP 디너와 야외 행사까지, 그의 손길이 세팅한 자리에는 언제나 계절의 아름다움이 담겨 있다.



95537811_0926-3.jpg 매일 더해지는 꽃이 침실 풍경을 다르게 만든다.



221498956_0926-4.jpg 커다란 아름드리 나무가 내다보이는 거실 풍경.


박정윤이 처음부터 꽃을 다루는 데 능숙했던 건 아니다. 통역사로 일하며 아프리카에서 이라크까지 수많은 나라를 여행했다. 출장 일정이 끝나면 꼭 며칠을 붙여 여행을 다녔다. 현지 마켓에서 꽃을 사고, 식재료를 구해 요리를 하고, 작은 컵에 꽃을 꽂아두는 게 루틴이었다. “출장이 길어도 햇반 같은 건 챙겨간 적이 없어요. 꼭 현지 시장에서 장을 보고, 음식을 해먹곤 했죠. 화병이 없더라도 항상 꽃을 사서 물컵에라도 꽂아뒀어요.” 그 시간이 그에게는 여행의 완성이었다.


꽃과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건 파리에서였다. 플로리스트 야닉 스즈네브(Yannick Suznjev)의 클래스에서 수업을 들으며 단순한 기술 이상의 신뢰를 경험했다. “호텔 로비 장식에 참여했는데 제가 작업한 꽃이 그대로 들어가더라고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양한 작업을 경험했어요.” 꽃은 단순히 다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간 속에서 어떻게 보이는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때 배웠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작은 작업실을 열었고,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이 입소문을 타면서 브랜드와의 협업이 이어졌다. 지금은 발렌티노,마르니, 마르지엘라 등 여러 브랜드가 꽁떼 드에떼를 찾는다.


박정윤의 꽃은 구조적이거나 요란하지 않다. 마치 자연에서 막 옮겨온 듯한 자연스러운 선과 계절의 흐름을 닮았다. 때때로 허브꽃을 곁들이는 것도 그만의 특징이다. “받는 분들은 처음엔 잘 모르세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은은한 허브 향이 퍼지거든요. 그때 ‘뭔가 다르다’는 걸 느끼시죠.” 단순히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을 넘어 향과 공기까지 어우러진 경험을 만드는 게 그의 방식이다.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거실. 긴 테이블에 앉아 작업에 집중하다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면 반려견 레고가 소파에 앉아 그를 바라본다. 아침이면 햇빛이 눈부시게 들어오고, 나무 사이로 새소리가 흘러든다. 노을이 창을 붉게 물들일 때면 핸드폰을 들어 장면을 기록한다. 하루의 고단함을 달래주는 평화로운 풍경이다. 싱크대 옆에 놓인 꽃은 바빠서 정리하지 못한 채 며칠을 두기도 하지만 그조차도 자연스럽게 공간에 녹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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