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동안 단 3승을 거두었을 뿐인데도 행복한 야구팀.
2025년 KBO 프로야구는 단일 시즌 최초로 1200만 관중 시대가 열렸다. 그렇지만 우리는 아직도 여자 야구를 잘 모른다. 이렇게 모두가 ‘무지’한 와중에도 우리 곁에서 ‘버티’면서 여자 야구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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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기기 위해 만들어진 팀이 아니에요.” 삼진을 당해도, 실책을 해도, 14년 동안 단 3승을 거두었을 뿐인데도 행복한 야구팀이 있다. 14년째 홀로 ‘대학 여자 야구 동아리’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화여자대학교 이화플레이걸스(이하 이플)다. 모두가 야구에게서 승리를 바랄 때, 이플의 야구에서 진짜 낭만을 찾았다.
촬영하는 내내 야구에 대한 진심을 봤어요. 쉬는 시간 5분 동안에도 캐치볼을 하러 운동장에 뛰어나가더라고요.
윤효 동아리 모집 원칙이 ‘선착순’인데, 신기하게도 독특한 구석이 하나씩 있는 친구들이 모였어요. 유별나게 책임감 있고, 열망 가득하고, 야구를 사랑하죠. ‘야구를 좋아하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가 동아리 지원 조건인데 이보다 더 좋아할 수는 없을 거예요.
동아리 모집을 선착순으로 한다는 것도 재미있어요. 입단 테스트 같은 걸 하지 않는 이유가 있나요?
혜원 여성들이 팀 스포츠를 쉽게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동아리이기 때문이에요. 입단 테스트를 한다면 그 사람의 재능이나 실력이 기회를 제한할 가능성도 있으니까 안 해요. 14년 전에 동아리를 처음 만들 때 ‘하고 싶으면 하라’고 학교가 우리를 서포트했던 것처럼요.
잠깐이지만 가까이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멀리서 야구를 보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고 느꼈어요.
상은 실제로 훈련하고, 경기에 나가보면 TV에서 보던 선수들의 파워나 스피드가 말도 안 되는 거란 사실을 알게 돼요. 쉽게 던지고, 쉽게 치는 것 같은데 막상 내가 해보면 3루에서 1루 송구도 쉽지 않죠. 그래서 치고, 받고, 달리고, 던지는 모든 동작을 하나씩 배워가는 재미가 있어요.
혜원 직접 하기 전까지 야구가 얼마나 ‘내면과 외면이 동시에 시끄러운 스포츠인지’를 몰랐어요. 중계 화면에서는 선수들의 마음을 알 수 없고, 선수들끼리 하는 대화도 잘 안 들리잖아요. 그런데 선수로 그라운드 위에 있어보니 지금 상황과 다음 플레이를 생각하느라 얼마나 속이 시끄러운지. 다음 상황에 대한 여러 가능성을 미리 생각해둬야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거든요.
채영 어릴 때부터 야구를 봐왔는데, 직접 해 보고 난 뒤부터는 야구를 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졌죠.
지윤 누군가 “야구가 힘들어?”라고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해요. “야구는 어려워”라고.
14년 동안 거둔 승리는 단 3번이었어요. 눈에 띄는 성과가 적어 지친 적은 없었나요?
한슬 스포츠 팀으로서 열악한 상황인 건 맞아요. 승리의 기쁨은 아주 가끔 찾아오지만, 개인적으로 작은 성장을 얻는다는 뿌듯함이 있어요.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거나, 첫 안타를 쳤다거나 하는 성과들로요.
실책을 하거나 삼진을 당해도 기죽지 않는 분위기는 이플의 정체성이기도 하겠네요.
혜원 저희는 이기거나, 대단한 걸 이루기보다 운동을 같이 하는 데 의의를 둬요. 이플을 발판 삼아 다른 생활 체육으로 더 나아가도 좋죠. 지향점 자체가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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