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 5000의 시대. 주식 초보도 투자에 성공할 수 있을까?
WRITER 조성준
10년 차 경제지 기자. 돈과 예술적인 것에 관심이 많다. 저서는 <우울할 땐 돈 공부> <예술가의 일> <계속 그려나가는 마음> <당신이 사랑한 예술가>가 있다.
⬆️싱글즈닷컴에서 기사 본문을 만나보세요⬆️
“밥 같이 먹어요.” 회사 점심시간에 친한 선배에게 카톡을 보냈다. 단칼에 거절당했다. 급하게 다이소에 다녀와야 한다는 이유였다. ‘다이소를 그렇게 급하게?’ 나중에 물어보니 빠르게 품절되는 상품이라 재고가 있는 걸 확인하고 점심시간을 쪼개 다녀온 거였다. 그 제품 이름이 ‘리들샷’이었다. 이름부터 강렬했다. 주변에서도 리들샷을 애용하는 사람들의 찬사가 이어졌고, 어느 순간 내 손에도 들려 있었다. 선명하게 기억한다. 처음 리들샷을 얼굴에 발랐을 때의 따끔한 촉감을. 그리고 이 제품을 만든 기업 브이티를 검색해봤다. 리들샷 하나로 대박을 터뜨려 경이롭게 성장하는 중이었다. 투자 지표를 신중히 검토하고 브이티 주식을 소량으로 샀다. 그리고 목표 수익률에 도달했을 때 깔끔하게 익절했다. 금액이 많지 않았지만 수익이 났다. “책 읽는다고 돈이 나오냐”라고들 하지만 가끔 나온다. 나는 일상에서 투자 아이디어 찾는 법을 책으로 배웠으니까.
피터 린치가 존 로스차일드와 함께 쓴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이라는 책은 1989년 출간됐음에도 여전히 전설이다. 지금도 대형서점 재테크 서적 매대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전시돼 있다. 피터 린치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매일 접하는 제품과 서비스에서 아이디어를 찾아라.” 그는 실제로 출근길에 사람들이 던킨도너츠에 몰리는 것을 보고 그 회사를 공부해 주식을 샀다. 결과적으로 15배 수익을 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나에게도 습관이 생겼다.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브랜드를 웬만하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도대체 이건 왜 팔릴까?’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잇는다. 매일 사용하는 제품이라면 더 좋다. 뷰티 제품이 여기에 딱 들어맞는다. 최소한 스킨, 로션, 선크림 정도는 매일 바르지 않나. 그 비즈니스 구조를 뜯어보면 생생한 돈의 흐름이 잡힌다.
얼마 전 셰이빙 폼을 사러 퇴근길에 올리브영에 갔다. 그런데 계산을 기다리는 줄이 길어도 너무 길었다. 알고 보니 ‘올영세일’ 기간이었다. 매장은 20~30대 여성으로 가득했다. 이제 올리브영은 단순 드러그 스토어가 아니라 삶의 필수 인프라로 거듭났다. 덕분에 올리브영은 K-뷰티 투자 아이디어를 종합 선물 세트처럼 얻기 좋은 장소다. 먼저, 현재 뷰티 시장 특징을 잠깐 짚어보자. 다른 시장과 다르게 뷰티 시장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크는 중이다. 2024년 국내 화장품 수출액의 66%를 중소기업이 차지했다. 인디 뷰티 브랜드가 전성기를 맞은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올리브영의 역할이 크다. 올리브영 입점 브랜드 중 연 매출 100억원을 넘긴 곳은 2014년 6군데에서 2024년엔 100군데로 늘었다. 매출 상위 기업 대부분이 중소·중견 뷰티 브랜드다.
올리브영 베스트셀러를 살펴보면 돈의 흐름이 파악된다. 뷰티기기 ‘에이지알’이 대표적이다. 요즘에 주변 사람과 스몰 토크를 하다 문득 “혹시 집에 에이지알 있어요?”라고 물어보곤 한다. 제법 높은 확률로 “있다”라는 답이 돌아온다. 간혹 남자들 중에선 “그게 뭐죠?”라고 되묻기도 한다. “막대기처럼 생긴 얼굴 마사지 기계”라고 설명하면 금세 알아듣는다. 여자 친구 혹은 아내가 사용하는 모습을 봤다는 증언이 쏟아진다. (우리 집에도 있다.) 에이지알을 만든 에이피알은 K-뷰티 신드롬 아이콘이다. 2024년 코스피에 상장했는데, 올해 들어 주가는 400%가량 상승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을 제치고 국내 뷰티 기업 시가총액 1위가 됐다.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30대 CEO 김병훈 대표에 관한 이야기는 성공 신화처럼 다뤄진다. 누군가는 에이지알을 사용하며 일찍이 돈 냄새를 맡았을 것이다. 기기를 쓰면서 미용 효과를 봤을 테고,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 제품을 만든 기업을 조사한 후 투자를 실행해 돈을 벌었을 것이다. 기업의 목적은 인간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데 있다. 그 대가로 돈을 번다. 본인이 크게 만족한 제품이 있다면, 한 번쯤 그 회사를 투자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래 콘텐츠 클릭하고 싱글즈 웹사이트 본문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