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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 Jun 10. 2024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빌런이 반드시 영화 속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류의 절반을 사라지게 했던 어벤저스의 타노스처럼 강력하기만 한 것도 아니지요.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해서 자꾸만 동료들에게 업무를 넘기게 되는 유형도 있고, 본인의 아이디어가 아니면 뭐든 흠을 잡아 내는 나르시시스트 상사도 있어요. 회식 때면 원하지도 않는 술을 계속해서 권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메뉴를 정해도 입맛에 맞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언젠가부터 마음속에 있는 빌런이 하나 둘 늘어갑니다.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하는 선배들이 늘어나더니 이제는 그 숫자가 적지 않아요. 누군가에게 빌런이 되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합니다. 같은 모습이 되고 싶지 않아요. 처음에는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조직 곳곳에 있는 빌런_ 우리가 빌런이라고 생각하는 그들 또한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악당이 아니에요. 나와는 조금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할 뿐입니다. 인류의 절반을 사라지게 하려는 악당은 없어요. 개인 또는 조직과 잘 맞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것은 다른 것이지 나쁜 것은 아닐 겁니다.


언제부터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은 터부시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름이 불편하기 때문이지요. 보편적인 사회적 기준이 있지만 보통 사람을 판단하는 스스로의 기준이 있기 마련이에요. 나와 다른 생각과 기준이 있는 사람이 모두 ‘악당’ 일리는 없습니다.


자공이 공자께 여쭙길,
"한 마디 말로 평생토록 실천할 만한 것이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그것은 서(恕,용서할 서)이다.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않는 것이다.

<일 잘하는 사람은 논어에서 배운다> -김은애 지음

 

 빌런으로 보고 싶어지는 경우가 있으면 그 다름을 인정하고 넘어가면 될 일입니다. 다만 그들의 다름, 나의 기준에 맞지 않는 행동이 있다면 나의 언행에서 그 부분은 덜어내야겠지요. 입으로는 탓하면서 행동은 달리 하지 않는 것은 문제입니다. 하얀 먼지가 소복이 묻은 난초처럼 얼마 가지 않아 누렇게 변색되고 말라버리겠지요.


 어떤 이는 항상 귀찮고 손이 많이 가는 일은 남에게 넘기고 싶어 합니다. 어떤 이는 묵묵히 궂은일을 맡습니다. 나의 배려와 도움이 누군가에게는 아주 큰 힘이 될 겁니다. 유리창에 비친 작은 빗방울이 때로는 큰 위로가 되기도 하니까요.


오늘 하루도 힘내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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