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to NEED vs do to WANT
내가 해야 되는 일이 있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항상 겹쳐요.
만약에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일과 해야 되는 일 중에서 하고 싶은 일을 먼저 하잖아요?
그럼 나중에는 해야 되는 일을 하면서 살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만약에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일과 해야 되는 일 중에서 해야 되는 일을 먼저 하잖아요?
그러면 여러분은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습니다.
축구선수 이영표 강의 중에서
고등학교 졸업 2년을 앞두고 만난 형은 참 자유분방한 사람이었습니다. 레게 머리를 하고, 좋아하는 춤을 추면서 학교보다는 연습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던 사람이었죠. 그를 따라 춤을 추고, 잠시나마 꿈을 꾼 적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어렸을 때 꿈입니다. 하고 싶었던 것이었지요.
직장인 되고 보니 하고 싶은 일이든, 해야 하는 일이든 둘 중 하나라도 하면 다행입니다. 시간의 흐름에 밀려 하루를 오롯이 갖지 못할 때가 더 많거든요.
능동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하고 싶은 일이든, 해야 하는 일이든 무엇이라도 좋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의욕적으로 시간에 대응하거나, 해야만 하는 일에는 그것에 의미를 부여해서라도 그 행위의 주체는 저 스스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의 흐름이 마땅하다, 당연하다 여기면서 시간의 흐름에 순응하는 것에 적응이 된다면 큰일이에요. 의욕이 증발하고 남은 자리에 숙제만 텅 하니 남게 될까 봐 두렵습니다. 안정감이라는 탈을 쓴 숙제 같은 것이요.
시험 성적에 올인해야 하는 안타까운 학창 시절을 지나고 사회에 진입하게 되면 학생 때와는 다른 모양의 해야 할 일을 마주하게 됩니다.
배우고, 익히고 적응하면서 보낸 시간이 농숙하게 익으면 어느새 인정함이 많아지면서 새로움은 멀어집니다. 해야 하는 일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가슴속에 잠시 접어 두었던 즐거움과 소망은 기억에서 퇴색합니다.
해야 하는 일들을 먼저 해서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면 그것은 참 이상적이에요. 다만 제가 조금 염려하는 것은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느라 제 스스로의 본질을 놓치는 것입니다. 그것이 조금 두렵습니다.
삶의 가치에 어떻게 'need'만 있겠어요. 'want'도 있지요.
사진 : YG 본사 by 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