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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 May 06. 2018

기업의 탄생 [11. 그라민 은행]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설립된 은행

  1976년, 방글라데시 치타공 대학교의 무함마드 유누스 경제학 교수는 기근으로 사람들이 굶어죽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하였는데, 그는 조브라 마을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가난이 고리대금업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가난한 마을 사람들은 하루 종일 일해서 번 돈의 대부분을 이자를 갚는데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거절당한 사람들은 급하게 돈이 필요한 상황에 처할 때마다 어쩔 수 없이 고리대금업을 사용해야만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은행이 서민들을 위해 대출 조건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은행들의 대답은 한결 같았다. 담보 없이는 대출이 곤란하다며 그의 제안을 거절한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담보가 있을 리 만무했지만, 은행들은 자신들의 규칙을 근거로 담보 없이는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이러한 은행들의 반응에 화가 난 그는 자신이 직접 은행을 설립하여 운영해 보기로 했다.

  그가 설립한 그라민 은행은 150달러 미만의 돈을 담보와 신원보증 없이, 하위 25% 사람들에게만 대출을 해주는 정책을 내세웠다. 이를 접한 많은 사람들은 그라민 은행의 정책이 손해만 안겨줄 거라며 비웃었지만, 이들의 예상과 달리 오늘날 그라민 은행은 2천개가 넘는 지점과 1만 5천명이 넘는 직원을 둔 거대한 은행으로 성장했다. 그라민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사람들은 자신들을 믿고 대출해준 은행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이다. 

  돈을 갚지 않아도 그라민 은행은 법적 책임을 묻지 않았지만, 그들은 약속대로 자신들의 대출금을 갚아 나갔다. 이를 통해 그라민 은행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줄 수 있게 되었고, 덕분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참고 도서] 무함마드 유누스 사회적 기업 만들기(2011), 무하마드 유누스 저, 송준호 역, 물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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