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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 May 11. 2018

기업의 탄생 [16.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말단 종업원을 사장으로 임명한 호텔

  1891년 비바람이 몰아치던 늦은 밤, 미국 필라델피아의 작은 호텔에 지쳐 보이는 모습의 노부부가 들어섰다. 그들은 이미 여러 호텔들을 전전하며 빈 객실이 없다는 소리를 들었던 터라 간절한 마음으로 빈 방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돌아오는 대답은 이전에 그들이 방문했던 호텔들과 마찬가지였다. 어쩔 수 없이 노부부는 다른 호텔로 발걸음을 옮겨야만 했다.

  노부부의 딱한 사정을 들은 호텔의 한 종업원은 노부부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성수기인 탓에 주변의 어떤 호텔도 빈 객실이 없을 것 같으니, 자신의 방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한 것이다. 노부부는 종업원에게 폐를 끼치는 것 같다며 처음엔 그 제안을 거절하였지만, 궂은 날씨에 빈 객실을 찾아 호텔 문을 나서는 고객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종업원의 설득에 종업원의 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노부부가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호텔을 떠난 지 2년이 지난 어느 날, 그 종업원은 뉴욕행 티켓이 동봉된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그것은 호텔을 방문했던 노부부가 보낸 편지로 종업원을 뉴욕으로 초대하고 싶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뉴욕으로 초대를 받은 종업원은 노부부의 배려에 감사하며 뉴욕에서 노부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그 자리에서 노신사는 뉴욕 중심가에 위치한 한 건물을 가리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 건물은 내가 지은 호텔로 아직 사장의 자리가 공석입니다. 그 자리에 당신을 임명하고 싶습니다." 종업원에 호의에 감동한 노신사가 그를 자신이 건립한 호텔의 사장으로 임명하고자 한 것이다. 

  노신사가 가리킨 그 호텔의 이름은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호텔의 소유자인 노신사의 이름은 윌리엄 월도프 아스토였고, 그날 호텔의 사장으로 임명된 그 종업원의 이름은 조지 볼트였다. 친절한 종업원을 사장으로 임명한 덕분에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은 번창했고, 노신사에게 호의를 베푼 덕분에 사장에 자리까지 오른 조지볼트의 이야기는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의 전설이 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참고 기사] 작은 친절이 큰 축복으로 찾아온다(2000.11.30), 김순권,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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