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가 낳은 숙박공유 웹사이트
2005년 조 게비아는 직장을 구한지 2년 만에 회사를 그만 두고 창업의 산실이라고 불리는 실리콘 밸리로 이사했다. 틀에 박힌 직장생활을 계속하는 것 보다는 오랜 소망이었던 창업의 꿈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러나 실리콘 밸리에서의 삶은 그가 꿈꾸었던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새로운 사업을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무척 어려운 일이었고, 실리콘 밸리의 높은 물가는 그가 모아둔 돈을 빠른 속도로 소비하게 만들었다. 비싼 집세를 감당할 수 없어서 같은 대학교 동문인 브라이언 체스키와 함께 생활하게 되었지만, 어느새 그들의 은행잔고는 1,000달러 밑으로 떨어져 있었다. 1,150달러의 월세마저 지불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고 만 것이다.
월세마저 걱정할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들에게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것은 미처 호텔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거실을 빌려주고 숙박비를 받는 것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산업 디자인 행사가 열림에 따라 호텔을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워진 상황에 나온 아이디어였다. 다른 때 같았으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단순한 아이디어였지만,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던 그들에게는 이 아이디어가 월세를 마련할 유일한 해결책으로 여겨졌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들은 숙박할 사람을 찾고자 노력하였는데, 다행히 행사가 열리는 동안 3명의 여행자를 찾아 1,000달러의 숙박료를 벌 수 있었다.
여행자들로부터 받은 돈으로 급한 불을 끈 그들은 문득 이를 사업화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용하지 않는 방을 여행자에게 빌려주고 돈을 벌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만약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집주인은 숙박료를 벌 수 있고, 여행자는 저렴한 가격에 숙박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행지의 가정에서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도 있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조 게비아와 브라이언 체스키는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숙박공유 서비스 회사를 설립해 보기로 했다. 세계 최대의 숙박공유 사이트인 에어비앤비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집주인과 여행자 모두에게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한 덕분에 오늘날 에어비앤비는 전 세계 192개국 3만 5천여 개의 도시의 숙박공유 정보를 제공하는 거대한 회사로 성장하였는데, 생활고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이룬 성공치고는 꽤나 근사한 성공이었다.
[참고 기사] 이나리(2013.07.07), "별난 추억과 쏠쏠한 부수입 다리 놓는 거간꾼",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