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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훈 Oct 22. 2015

기업 이미지 살리기,
진정성 있는 접근이 우선이다.

대기업 외식사업의 엇갈리는 명암

국내 대기업들의 외식사업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사업을 ‘먹을거리’로 정하고 경기침체 극복과 새 성장동력으로 삼은 기업이 있는 반면, 그동안 꾸려온 사업 계획을 전면 수정하거나 부진을 보이는 기업이 있다.   

이랜드의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사업부는 395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132억 원에 비해 26.25% 증가한 수치다. 이랜드 미래사업부는 외식사업부를 포함하고 있다. 미래사업부에서 외식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이른다.


이랜드는 자체 유통망을 기반으로 외식사업 확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뿐만 아니라 패션•유통에서 이미 큰 성과를 거둔 중국시장에서도 청사진을 제시했다. 미국 커피브랜드 ‘커피빈’의 중국 사업권 인수로 중국 식음료 시장 선점도 예고해 외식사업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신세계푸드도 최근 스무디킹코리아를 인수하며 외식사업 확대에 나섰다. 신세계푸드의 전체 매출에서 외식사업부는 2012년 10.8%, 지난해 16.5%, 올 상반기 35.9%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식뷔페 올반, 수제맥주 전문점 데블스도어 등 신규브랜드의 선전이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신세계푸드 역시 이번 스무디킹 인수를 시작으로 외식사업 확장에 더욱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푸드에 대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외식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롯데그룹의 롯데리아는 한식뷔페 사업을 전면 수정했다. 한식뷔페의 대기업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인한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해외로 일단 눈을 돌린 형국이다. 아워홈도 지난달 한식레스토랑 ‘손수헌’의 문을 닫았다. 경영난에 빠진 손수헌 사업 중단은 아워홈의 ‘반주’, ‘손수밥상’ 등 한식을 메인으로 한 레스토랑 브랜드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들의 대비되는 외식사업 행보는 기업 이미지에 대한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롯데는 경영권 분쟁과 대기업 골목상권 침해 논란, 반(反)롯데 정서 확산 등을 통해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부담스러운 상황들이 이어지다 보니 이미지 회복 차원에서 롯데리아의 대부분 사업 방향을 수정하며 몸을 낮추고 있다. 


아워홈은 외부 영입 인력을 중심으로 사업구조 개편이나 인사 혁신 등의 과정에서 내부와 갈등을 빚자 문책 차원에서 구지은 부사장을 보직 해임하며 논란을 낳았다. 알력다툼의 여파는 외식사업 소홀로 나타났고 소비자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만회하기는 쉽지 않다. 단순히 운영하고 있는 유통사업을 통해 할인폭을 크게 하고, 골목상권을 위해 치킨 배달 전단지 광고를 중단한다고 해서 기업 이미지가 제고될 리 없다. 엎드려 눈치를 보기보다 장기적인 시각으로 고객 마음을 돌리기 위한 정책을 하나씩 실천해야 할 것이다. 뒤늦게 고급 차량 5대를 들이받고 어려움에 처한 모범택시 운전자를 돕고자 모든 배상금액을 부담하겠다는 롯데의 이미지 회복 안간힘은 그래서 애처롭기까지 하다.  


그러나 롯데의 이런 행보가 진정성이 없는 ‘보여주기’였다는 것이 곧 밝혀졌다. 1년 이상 장기 근무한 아르바이트생 13명을 해고하면서 퇴직금 지급을 이유로 터무니없는 내용의 합의서 서명을 요구했다는 롯데호텔을 보면서 진심 없는 이미지 회복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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