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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훈 Sep 25. 2015

비주얼푸드 시대
이제 눈으로 먼저 먹는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옛말이 최근 외식업계에 폭넓게 적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음식 맛만 좋으면 손님이 저절로 찾아올 것이라고 여기는 외식업체는 이제 대부분 사라졌다. 맛을 기본으로 음식의 외형적인 부분, 이른바 ‘비주얼’이 훌륭해야 히트 메뉴가 될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10~30대까지 SNS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사진에서부터 군침을 돌게 만드는 메뉴가 특히 인기다. 비주얼이 우수한 메뉴는 SNS를 통해 특별한 마케팅을 펼치지 않고도 큰 홍보효과를 누린다. 예쁜 음식에 대한 인증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외식업계는 ‘눈’으로 먹는 메뉴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요거프레소의 메리딸기가 대표적이다. 생딸기가 통째로 들어있는 메리딸기는 생딸기를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풍성하게 데코해 누가 봐도 먹음직스럽다는 느낌을 준다. 출시 3개월 만에 100만잔 판매 돌파라는 기록을 세우며 한 때 요거프레소 전체 매출에 30%를 차지하기도 했다. 메리딸기의 비주얼이 한 몫하며 SNS를 통해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이후 메뉴의 보여지기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화려한 모양새의 비주얼 푸드가 부쩍 증가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최근 SNS를 통한 인증 트렌드 때문에 시각적인 요소를 충족시키는 메뉴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음식의 모양과 색, 시선을 사로잡는 비주얼 중심의 메뉴 발전이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재단은 한식의 뛰어난 비주얼을 알리겠다는 취지로 지난 4월초 한식사진 갤러리(http://archive.hansik.org/gallery) 사이트를 오픈했다. 한식을 주제별, 지역별, 행사별로 나누고 한식사진 공모전을 통해 선별된 총 1700여 점의 사진을 실었다.


그러나 의도와는 달리 기존에 흔히 볼 수 있는 정적인 한식 사진들이 대부분이라 아쉽다. 주식류부터 궁중음식까지 담백한 사진을 위주로 섹션을 채웠다. 해물찜의 매콤하면서 침샘을 자극하는 사진을 원했지만 해당 사이트 해물찜 사진은 한계가 있었다. 쫄깃한 가래떡과 조청의 달콤함을 피자 치즈가 길게 늘어나는 광고의 한 장면처럼 표현해주길 바랐다면 욕심일까? 


눈으로 먼저 먹는 시대다. 틀에 박힌 한식에 대한 이미지를 버리고 재미있고 동적인 사진의 공유가 요구된다. 일반인이 한식사진 갤러리를 둘러보고 이런 훌륭한 비주얼의 한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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