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은 스프링보드일 뿐입니다.
2024년의 끝자락에 점점 닿아가고 있습니다. 저 또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인생의 목표 중 하나는 이뤄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은행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요. 오늘은 저만의 새해 목표달성 노하우를 하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번에는 사실 신년을 맞이해서 이루고자 하는 것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연찮게 또 생기고 말았네요. 꾸준한 글쓰기라는 것을요.
보통 이맘때쯤 되면 신년을 맞이해서 이루고자 하시는 목표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면 "신년에는 건강해지기 위해 운동을 할 거야!"라던가. "1월 1일부터 금연 시작이다.", "올해는 책을 한 달에 한 권씩 읽는 게 목표야." 정도 있겠지요. 보편타당한 목표입니다. 그러곤 계획을 실행하는 미래의 나에게 모든 죄책감을 밀어 넣고 방탕해지기 일쑤입니다.
비하가 심한가요? 죄송합니다. 저는 그래왔으니까 제 기준에서 한번 말씀드려 봤습니다. 저만 아는 방법인 줄 알고 글을 쓰고는 있으나 발행하는 게 조금 두렵긴 합니다. 모두가 아는 방법을 가지고 '유레카'를 외치며 돌아다니는 꼴이 될까 봐요. 하지만 혹시나 도움이 되실 분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 계속 써 내려가보겠습니다.
혹시 계획이나 목표를 세우셨나요? 그렇다면 그것을 오늘 당장 실천해 보세요. 마치 지금이 새해라고 생각하시고요. 하지만 의무감을 가지고 실행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부담감과 죄책감이 몸을 죄어오는 순간 그 계획과 목표는 물거품이 되어버릴 테니까요. 시작은 당장 하지만 실행은 설렁설렁하세요. 아직 새해가 오지 않았으니 우리는 아직 계획이나 목표를 시작하지 않은 셈입니다.
부담감 없이 12월을 워밍업 삼아 시간이 될 때 실행합니다. 어찌어찌 실행은 될 겁니다. 의지박약인 저조차 이 것은 쉬웠습니다. 매일 해야 한다면 하루 걸러 하루 하면 되는 것이고 매주 해야 한다면 격주로 하면 되는 것이니까요. 새해가 밝기 전 워밍업정도이니 뭐 이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어영부영 실행에 옮기다 보니 새해가 밝았습니다. 이제 빼도 박도 못합니다. 약속했으니 지키러 갑시다. 밖으로 나가던지 집에서 목표한 바를 실행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실행에 옮기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새해가 시작하면서 하는 액션은 작년에도 하던 것이었으니까요. 그냥 12월에 연장선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새해를 맞이하여 강력한 동기부여라는 무기가 생겼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도약대', 혹은 '스프링보드'라고 부르면 될 것 같습니다. 뜀틀을 넘기 위해 발을 구르는 그 도약대 말입니다. 우리는 발을 구르기 전 탄력을 받기 위해 서서히 속도를 붙이며 접근했고 그 속도를 1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목표라는 뜀틀을 넘을 수 있는 폭발력으로 삼는 겁니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습니다. 작심삼일 120번이면 1년이다. 작심삼일도 힘듭니다. 3일마다 마음을 먹는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계기가 될 수 있는 이벤트 없이 마음을 먹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신년계획을 세우는 게 아니겠습니까.
1월 1일, 신정을 발판 삼아 우리는 계속해나갈 수 있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우리는 작년부터 해오고 있었으니까요. 2월, 3월이 되어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계속해오고 있으니까요. 몸이 놀라지 않게 천천히 우리는 그 루틴에 알게 모르게 스며들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알려드린 방법은 저도 우연찮게 발견했습니다. 연말에 우연히 목표하고자 하는 바가 생겼었고 새해까지 기다리기가 조금 지루해서 먼저 시작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저 맛보기였을 뿐입니다. 새해가 되면 제대로 하자 다짐했었고 그전까진 시간이 남아서 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의지가 점점 시들해져가고 하는 둥 마는 둥 되어가고 있을 때 새해가 밝았습니다. 그래도 목표한 바가 있으니 다시 시작했을 때에는 작심삼일의 기분이 아니었습니다. 정주행 하던 드라마를 출장으로 인해 못 보다가 복귀 후 다시 이어서 보는 것처럼 그저 하던 행위의 연속이었습니다.
사실 무수한 경험을 한 사람인양 스프링보드니 도약대이니 떠들었지만 이 것은 1회성의 기록일 뿐입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의지와는 다르게 글쓰기 위해 마련하는 시간이 줄어들어가고 있는 것 때문입니다. 아직까진 글쓰기가 재미있지만 앞으로 이 색이 점점 옅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합니다. 하지만 올해가 지나면 내년이 기폭제가 되어주고 다음 달까지는 꾸준히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어 하다 보면 언젠가는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을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즐거운 일이긴 합니다만 초보 글작가에게는 한편, 한편 발행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내년에는 자연스레 컴퓨터 앞에 앉아 틈틈이 메모해 놓은 소재들이 있는 서랍을 열어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써볼까 하며 설레어하고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