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인연은 봄꽃처럼 피어났다.

회필유리! 만나면 반드시 이별한다지만...

by Sinkmunt

살다가 적지 않은 인연을 만난다.

학교, 직장 같은 비교적 오랜 시간 같은 공간에서

보기도 하고 SNS나 채팅 등 온라인에서 어쩌다

짧은 순간 만나기도 한다.

물론, 그들과 함께하는 세상은 훨씬 더 많다.


어려서야 독서실과 도서관 빵집이 고작이었지만 사회생활을 하며 커피숍, 고깃집에 나이트까지

점차 늘다 때가 지나면 영역이 줄어드는 게 보통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집 안 정원의 한그루 장미

넝쿨에서 눈부신 몇 송이 가운데 하나로 자라다

결국 세월 지난 어느 날 에버랜드 로즈가든에서

잘 보이지도 않는 수백만 송이 가운데 피어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인연의 종류도 참 많다.

굳이 1차니 2차 준거집단이라 나누지 않아도

천륜과 지연으로 갈라지고 사랑과 미움으로도

길고 짧은 인연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물론 필연, 우연, 선연, 악연, 업연등 인연의 줄기도 여럿이다. 어떤 사이였던 우린 시절인연

의 굴레를 벗어날 순 없다.


살면서 적지 않은 인연을 마주한다.

하늘이 내린 인연으로 만나고 친구로 동료로

연인으로 영업인으로 고객으로 서로 연을 바꾸며 바라본다. 그런데 변하지 않는 그것이 있었다. 바로 지난 시절 인연이었다.


사실 가족은 동창은 동료는 해병대와 같아서

바꿀 수 없는 거다. 물론 고향을 국적을 직업을

세탁하는 이들도 제법 많다. 난 돈세탁보다도

지난 시간을 페이스 오프하는 일부의 그들과는

천성적으로 가깝지 못하다.


그러다 보니 한결같이 잘 나기 힘들고 못 본 척

하면 맘이 편치 않고 행여 뻔뻔해 지려하면 온몸에 경련이 찾아온다. 적지 않은 요즘의 우리는 사실 만능 배우가 되어야 하고 그것이 출세의 행복의 지름길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그들이 진솔한 삶을 사는가 하는

의문은 지울 수 없다. 시간이 카멜레온 인연을

낳고 또 다른 저마다의 표정을 읽게 한다.

그래서 지금 보는 그대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고

불그레해진 이 순간 내 얼굴이 어제의 내일의

그것이 아니다.


시절인연을 생각하면 맘이 편해지기도 하는데

알면서도 슬퍼하고 힘들어한다는 게 솔직하다.

바꿀 수 없는 지난 인연을 악연으로 기억하는

우리는 영혼이 가난한 사람이다. 홍삼 액기스는

먹으면서 왜 떠난 인연과 보낸 아름다운 추억만

뽑아내지 못할까? 아파만 하는 것도 습관이다.


사니까 아주 많지는 않지만 인연은 생긴다.

잘 생기고 이쁜데 정이라곤 안 가는 이들도 있고

몇 년을 보았는데 지나 보니 남 같은 그들도 있고

목소리와 달리 정작 내 스타일 아닌 그녀도 있고


글은 그럴싸한데 현실에선 역시 아닌 그도 있고

뻔질나게 친한 척하다 잠수 타는 사람들도 있고

오랜만에 다시 만나도 늘 반가운 인연도 많다.


사실 남녀 사이로 좁혀보면 상황이 무수하다.

성이 만나면 다 애인이 되는 줄 아는 순진파도

첫인상이 별로면 인연이 안된다는 조급족도

커피 한잔 건네면 자신을 좋아한다는 착각민도

행이란 연인 하고만 하는 거라는 단순종도


사랑이라는 게 마냥 기다리면 온다는 거저족도

상냥하고 편하면 그게 사랑이 된다는 걱정파도

잠시 대화가 통했다 늘 그럴거란 희망민도 있다.


시절인연이었다. 그 수많은 인연들이,


사랑스러운 그녀들을 다 사랑할 수 없었고

함께 하고픈 그들과 모두 모여서 떠날 수 없고

영원히 같이 있고픈 이들과 그럴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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