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벚꽃 피면 만나렵니다.

가슴 시린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고는,

by Sinkmunt

몇 번이나 보아도 늘 가슴 한편이 시큼한 영화가

"건축학 개론" 이였답니다.

대학 새내기로 만나 서로에게 첫사랑이 되었던

서연과 승민 스토리를 잔잔하게 담아내고 있죠.


로미오와 줄리엣이 카톡을 못해 영원한 작별을

했듯, 순수한 제훈도 강한 척했지만 여린 수지도

정작 중요한 순간 짧은 대사와 함께 헤어졌지요.

어느 날 취한 서연 곁에 있는 선배 모습만을 보고 오히려 용기를 잃은 승민의 눈빛이 안타까웠죠.


" 야! 서연아. 어제 늦게 네 자취집에 갔더니~ "

" 아~ 넌 왜 그렇게 연락이 안 되었어? "


이렇게 다음날 팩트 체크했다면 사백만 넘게 본

그 작품은 빛도 볼 수 없었겠지요. 영화니까...


눈 커다란 가인의 모습이, 여전히 세상에 때 묻지

않은 듯한 태웅의 태도가 이쁘고 선하게만 매번

다가오지는 않았지요. 그래도 풋사랑의 추억을

가진 그들이 다시 만나 애잔하면서도 아름다운

인연의 의미를 언제나 보여주었죠. 파도 소리에

전람회 노래에 주인공 미소에 우리 봄도 있었죠.


가끔은 영화 같은, 어쩌다 드라마처럼 뭔지 모르게

뽀샤시한 화면 속의 달콤 새콤하면서도 쌉싸름한

인생을 꿈꾸곤 합니다. 이왕이면 뒤돌아서는 이의

씬이 없는 해피엔딩 러브 스토리면 좋겠지요.


수지처럼 해맑은 음대생을 만났어도, 제훈같이

한없이 순수한 청년을 사귀었어도, 가인처럼 빠질

듯한 눈빛의 그녀와 커피를 마셨어도, 태웅 닮은

훤칠한 그와 산책을 했어도 영화와 같은 느낌을

오롯이 받기는 어렵겠지요.


스크린 밖의 서연과 승민 커플은 천연기념물이

되어 이상과 현실을 말하고 있답니다. 순수함과

덜 친한 경우는 승민을 흐뭇하게 보고, 카톡에

익숙한 제이가 서연을 안타깝게 보면서도 정작

그들보다 더 주저하는 우리를 찾기도 합니다.


건축학 개론의 수많은 장면들이 부러웠듯이

다양한 글거리에 대한 갈망도 종종 있답니다.

정치학 원론도 경제학 총론도 스토리가 되지만

연애학 개론처럼 출석 점수만으로 평가하지도

않고 리포트에도 망설임이 많답니다. 연애학은

대리 출석도 재수강도 가장 잦은 강좌죠.


몇십 번을 다시 만나도 가슴 한편이 왠지 모르게

두근 거리는 계절이 " Spring " 이였답니다.

서연과 승민이 정릉의 골목길을 돌아다닌 때도,

제주 집을 리모델링하며 다시 함께 하던 순간도,


남잔 가을, 여자는 봄이란 말도 있지만 나이테가

늘어날수록 살랑거리는 바람에 해맑은 꽃잎들이

미소를 보내는 " Spring "이 반갑기만 하답니다.

명사로 `봄`과 함께 '용수철`도 있고, 동사에서는

`일으키다` `솟구치다` `제의하다`란 뜻도 있군요.


수지와 제훈이 보여 주었던 순수를 그리워하고,

태웅과 가인이 연기한 애틋함에 안타까워하고

서연과 승민이 원하는 자신들만의 모든 소망이

우리는 이루어졌음 바라지요.


누구에게나 똑같은 의미의 시절은 아니겠지만,

눈부신 씬만 영화처럼 잔뜩 찍을 수는 없겠지만

새로운 봄은 잊었던 바람을 다시 찾고 또 한 번

힘껏 달려가는 오뚝이들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벚꽃 피면 만나렵니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당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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