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전 10시 수업.
요가원의 커다란 창문 아래로는 홍대놀이터가 훤히 다 보인다. 기억하기론 작년부터 홍대놀이터 이용이 금지되었고, 올해 언젠가 부터 이곳은 선별진료소로 바뀌었다. 예전의 그 홍대놀이터의 명성은 이제 온데간데 없고,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 된지 오래.. 며칠 전 만해도 검사를 받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보이진 않았는데 뉴스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면서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게 정말 무슨일인가 싶다.. 이럴거면 규제를 완화시키지나 말지 하루에 5천명이 웬말인가.. 사실 3년간의 코로나 사태를 보면서 어느 입장에 서더라도 정답이 없을 것 같긴 하다.. 정부도.. 소상공인도.. 일반 시민들도.. 3년이 지난 이 시점은 진짜 이도저도 못하는 시기이며, 버티다 버티다 못해 어디다 마음을 두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혼란스러움만이 존재하는 나날이다. 지금 당장 막 죽을것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길고 긴 암울한 현실들을 버텨내는 마음도 이제는 점점 더 지쳐만 간다. 추운 겨울은 마음이 더 스산해지기도 하고..!
소상공인이면서도, 9개월 된 갓난 아기를 둔 한 엄마로서..
아기를 생각하면 누군가를 만나고, 사람많은 상황에 놓이는 것이 한편으로는 겁도 난다.
단지 장사가 안된다는 말만으로는 이 어려운 상황을 표현하기는 역부족이다.
나 역시도 걱정스러운 확진자 추세를 보며 실내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뭐라고 할 수 있는 일인가 이게ㅠ
이틀전 요가원 근처에 22년 된 음식점이 문을 닿고 어려운 심경을 담은 문구를 앞에 붙여놓은 것을 봤다.
IMF는 이겼으나 코로나는 졌다는 말.. 이 주변은 상업화 된 음식점들이 참 많다. 그런 곳들은 장사가 안되면 금방 문을 닿고 정리하지만 그 22년 된 가게는 얼마나 그 가게가 전부였을까. 어떤 마음으로 운영했으며, 또 어떤 마음으로 문을 닫게 됐는지를 떠올려본다면 한 사람의 인생에서, 어떤 한 가족에게, 아주 많은 어려움을 주었겠다고.. 어렴풋이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어떤 희망을 품어오다 3년을 버티고 이제서야 문을 닫게 되었을까.
봄이 오면 나아질까 하던 마음에 사계절이 지났는데 다시 또 봄을 기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또 웃을 날이 오겠지.
태율이의 얼굴을 한번 더 떠올리며 12월을 보내고 또 1월을 기다릴 것이다.
태율이도 이제 곧 두살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연속적인 삶의 순간들에는 참 많은 감정들이 담겨있었다.
지독히 싫었던 순간들도 멀리서 내다보면 다 어떤 과정이 되기도 했고,
삶은 멀리서 보면 희극인데 가까이서 보면 모두 다 비극이라는 남편의 말.. ㅎ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코로나 확산세로 우울하고도 씁쓸한 감정이 치밀어 오르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내게 아주 소중한, 지켜내고 싶은 존재 태율이가 있다는 것에 살아감의 의미가 부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