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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GA PEOPLE Jun 29. 2018

[001]요가커플_상훈씨와 경화씨_(01)

사진은 당신의 기억을 지운다_Carol Tavris

벌써 2주도 더 된 것 같다. 목포에 다녀온건.. 그간 일들이 무척이나 많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늘에서야 좀 정신을 차려본다. 뭐 제대로 해 논 일도 없는데 이리 피곤한지.. 장마가 시작되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1-2주일을 그냥 멍하니 보낸것 같다. 글도 쓰지 않고, 사진도 정리하지 않아 모든 감각이 많이 굳어있는 듯 하다. 분명한 계획들은 이미 세워놨지만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게 된다. 무엇으로부터 시작 되어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카메라를 들기로 마음 먹은 날은 사진이 너무 많다. 찍기로 정해진 시간동안 너무나 많은 사진들이 찍혀 그 사진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늘 타이밍을 놓친다. 지금도 그렇게 벌써 2주를 놓친거다.  

사진은 당신의 기억을 지운다_Carol Tavris
우리는 우리가 기억했던 모든 것을 망각해버리는 듯하다. 기억력이 워낙 나쁘다보니 옛날 사진이 좀 더 많이 남아 있었으면 하고 바라기도 한다. 특히 내 손으로 스냅사진을 찍지 못하던 어린 시절이 아쉽다. 중요한 행사, 생일 파티, 방학 때 찍은 사진보다는 소소한 일상을 포착한 사진이 많이 남았으면 좋겠다. 누구나 사진을 보면서 오래 잠자고 있던 기억이나 향수, 후회의 감정, 또는 달콤쌉싸름한 추억을 떠올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요컨대 사진과 기억의 관계는 복잡미묘하다. 대부분의 사람은 어떤 경험을 또렷이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렇다면 우리의 기억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가득 차고 말 것이다. 한 분석에 따르면 사람들은 2012년 한 해에만 9천억 장 이상의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인스타그램, 스냅챗, 핀터레스트, 그 밖의 데이트 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에 등장하는 무수한 사진을 제외하더라도, 페이스북에만 날마다 3억 장의 사진이 올라온다. 물론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이유에는 '날 좀 봐줘' 또는 '이 봐라, 내가 너보다 신나게 살고 있지' 같은 동기도 있겠지만, 이 많은 사진이 과연 우리가 경험을  기억하는데 도움이 될까?

인간의 기억이란 대체로 신뢰하기 어렵고 쉽게 변한다는 사실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고 나자, 기억을 연구하는 인지심리학자들은 이제 사람들이 사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들의 연구는 사진을 찍는 것이 우리의 삶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대중의 인식과는 배치된다. 기억연구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삶을 찍은 사진은 그 삶에 대한 기억을 만든다. 기억 만들기는 당신이 카메라를 들고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사실은 카메라 버튼을 누를 필요조차 없다. 보도기사에 딸린 중립적인 사진 역시 기사에서 읽은 내용을 기억하는 데 영향을 주니까. 그러나 직접 사진을 촬영하는 경우에, 단순히 사진을 찍는 행동 자체가 기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사람들은 그냥 관찰만 한 장면보다 관찰 후 사진을 찍은 장면을 훨씬 잘 기억하지 못한다.


<사진의 기억상실>
감상에만 집중한 작품보다 사진을 찍은 작품을 더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했다. 인식 정확도마저 크게 떨어져 직접 촬영한 대상의 절반도 기억해내지 못했다. "감상에 집중했을 때와 비교하면 사진 촬영을 했을때 사람들은 대상 자체와 세부적 특징에 대한 기억력이 떨어졌다." 자작과 동료들은 사진사의 기억상실이 '인지경제성'을 추구하는 정상적인 뇌의 활동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피사체에 초점을 맞춰 사진을 찍을 때 우리는 기억하는 임무를 아웃소싱하여 카메라에게 맡긴다. 우리의 뇌도 기업과 같은 목적으로 아웃소싱을 하는 것이다." 그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정보를 나중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를테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을 때)에서는 사람들의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렇게 보면 사진 촬영이 '무시와 망각'의 원인이 되는 이유도 충분히 납득이 된다. 인지심리학자들은 사진사의 기억상실이 우리가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방식에 어떻게 의도하지 않은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결국 모든 사진에는 관점이 담겨 있다. 기억은 일인칭(우리의 눈으로 직접 보는 것처럼) 또는 삼인칭(우리의 모습을 비디오에서 보는 것처럼)으로 떠올릴 수 있는데, 삼인칭 기억은 일인칭 기억에 비해 생생하지 못하고 자신의 현재 감정과도 부합하지 않는 듯이 느껴진다. (지금의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수년 전 술에 취해 탁자에 올라가 춤을 춘 자신의 옛 모습처럼 느껴진다.) 삼인칭으로 기억할때는 우울하고 비관적인 감정을 느낄 가능성도 높다. 결국 일반적인 셀카는 삼인칭 기억을 기록한다고 봐야 한다. 기억을 능동적으로 기록하기보다 자신이 관찰하는 장면 속에서 자신을 보는 것이니까. 기억연구자들은 여전히 수많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한가지 답은 이미 분명하다. 기억을 아웃소싱할 때는 그에 따른 결과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억을 완벽하게 기록하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믿을 수 없는 두뇌로 사진을 멋대로 해석하고, 입맛대로 고치고, 함부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기억연구자들에 따르면 우리는 카메라의 메모리 카드가 대부분 찼거나 스마트폰의 배터리 잔량이 거의 남지 않은 경우 '기억할 책임을 직접 맡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카메라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 때도 스스로 그런 책임을 지면 될 것이다. _Carol Tavris


<사진의 유통기한>
바로바로 정리되지 못한 사진들에 품게 되는 감정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한적이 있다. '...아, 유통기한이 지났다' 대체적으로 촬영을 하고 돌아온 날엔 피곤함을 감수하더라도 그날 밤에 모든 사진을 확인하는 편인데 다 보정하진 못한다하더라도 직감적으로 잘 나온 한두장을 골라 '이정도면 됐겠다~' 싶어야 잠을 청할 수 있어진다. 두려움이 많은 성격 탓인지.. 개인이 추구하는 확실성에 해당하는 부분인건진 모르겠지만.. 그렇다, 모든것들은 복합적이며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할 수 있는 문제겠거니 한다. 앞에도 이야기 되었지만 내 기억조차 사실과는 무관할 수 있고 끝도 없는 망각과 확대해석이 난무하는 이 마당에 나는 무엇을 호언장담 할 수 있어질까 고민에 빠지기도 하고..시간에 따른 감정의 변질로 무엇을 선택해서 실시간인것처럼 이야기를 해야하나 하는 고민도 든다. 제일 못하겠는건 누가 볼지도 모를 글에 상냥함을 잔뜩 담아 누군가 봐달라고 글을 쓰는 거다.(그런 상황이 온다면 그냥 사진만 나열하는 편이 더 좋을 것 같다)


이것은 분명 이야기이다. 나의 사진에 관한 기록, 요즘 정리되고 있는 나의 사진들은 어쩌면 허구에 더 가깝다라는 생각을 한다. 오늘 봤던 글을 보면 더 그런 기분이 들기도 하고.. 하지만 이제 그것대로 의미를 지닌다. 사진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나의 사진들에는 만화같은, 사실이 아닌것 같은, 이야기가 담겨있길 바란다. 그렇게 특별하게, 오래도록 보여지는 사진이길 바란다.

그러니까 사실은 지금도 말이 많았다. 뭘 좀 시작하려고 오늘은 오랜만에 손을 좀 풀어본다는 개념으로 주저리 주저리 떠들어보고.. 방향은 늘 때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나 이외의 누군가를 찍는다는 것. 상호간의 합의와 약속에 의한 나의 개인작업이 단지 나만의 것이 아닌 당사자들에게도 나름 의미있는 작업물이 되길 바란다. 그러려면 당연히 내가 잘 해야 하는 것이고!(말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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