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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GA PEOPLE Jan 12. 2019

1월 12일, 연초

엎치락 뒤치락 잔잔하고 고요하면서도 별일이 참 많은 요즘,

엎치락 뒤치락 잔잔하고 고요하면서도 별일이 참 많은 요즘,

1월 초부터 시작된 추위와 감기덕에 몸살기운이 떨어질 일 없이 해를 겨우 간신히 넘겼고, 몸이 좀 괜찮아지기 시작하면서 생리주기와 겹쳐져 쉴 새없이 거지같은 몸상태를 유지 중이다. 연말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 낮에도 잠을 엄청나게 자고.. 제 정신이 아닌 시간들을 꽤 길게 보내고 나니 이제서야 정신이 조금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 같다. 나이먹고 텐션이 왜이리 늦어졌는지, 빨리 따뜻해질 날만 기다리고 있다.

다음주부턴 정말 열심히 수련할거야! 라고 또 다시 마음먹는다. 사실 이 마음은 365일 늘상 먹고 있다. 이런 마음을 먹고 여름을 넘겼고 겨울로 왔으나 계속해서 마음만 먹고 있는 느낌이 든다. 추워서 도통 엄두가 안나니까! 세상의 모든 요가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계절을 탄다고 생각하면 이건 정말이지 보통일이 아니다. 겨울이 되면 몸도 고드름처럼 얼어붙고, 움직이기가 불편해진다. 이럴때 다시 생각하곤 한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다. 뭐래는건지, 

아무튼 열흘쯤 아프고나니 그것도 지겨워졌는지, 헛소리를 하지 않고서는 견디지 못할만큼 정신이 드는 겨울날의 깊은 밤이다.(이랬다저랬다) 두서없이 이런저런 소리를 하자면, 전에 찍어 놓은 우동반의 간판 디자인과 문고리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요가원이 홍대에 위치해서인지 인근지역의 자영업자와 예술인들이 가끔 요가를 하러 온다. 매주 2-3번씩 얼굴을 마주대하며 이런 저런 상부상조 할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 그러던 차에 반찬가게의 간판 디자인을 맡게 되었다. 모처럼의 요가외에 이런 일들은 내 잠재의식 속의 이상한 욕망을 이끌어 내어 뭐든 열심히 하게 만든다. 

이런저런 부분들을 취향에 맞춰 특별히 제작 된 간판이다. 다행히도 의뢰 해주신 분들이 마음에 들어 하셔서 나역시도 뿌듯한 일이었다. 나중에 이 간판디자인 작업과 어울리는 문고리 작업도 맡게 됐는데, 생각치 못한 오프라인 아크릴 물감 작업까지 하게 되면서 정말이지 미대를 다니던 시절이 새록새록 기억이 났다. 붓을 든게 얼마만인지.. 오랜만에 시작한 붓칠이 재밌어서 짱대욱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아크릴 물감 셋트를 받게 되었다. 짱대욱을 위한 그림을 의뢰 받았는데 역시 그건 발등에 불이 안떨어져서 좀 더뎌지고 있다. 그래도 나를 위해, 짱대욱을 위해, 조만간 작업을 진행 할 예정이다. 

늘 그래왔지만 요즘도 많은 일이 있다. 동시 다발적으로 말이다. 크게 사고하며 두리뭉실한 이정표를 만들어본다. 이정표를 따라가다보면 잔챙이 같은 일들이 튀어오르기 마련인데 작은 일에는 너무 집착하거나 마음쓰지 말고 무조건 기계처럼 열심히만 대해야 한다.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더 귀찮은 문제들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은 잃어도 괜찮을 만큼 커지고 싶다. 작은 일들에 마음쓰지 않아도 될 만큼 시야를 더 넓히고 싶다. 


작은 요가원 하나 운영하며 이런저런 가치관을 갖게 된다. 

'규모가 작은 쪽이 사람을 소중하게 대하려는 휴머니즘이 살아남기 쉬운 것이 아닐까.'




'에이스 호텔' 알렉스는 문을 연 호텔에 '크리에이티브(창작자) 층을 위해서'라는 명목을 붙여 객실 요금을 저렴하게 설정했습니다. 비록 돈은 없지만, 모이면 재미있는 일을 만드는 사람들이 오는 호텔을 만든 것입니다. 알렉스는 콜라보레이션(협력)의 왕입니다. 알렉스는 큰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천재였지만, 그것을 자신이 실행에 옮길지 아닐지 개의치 않았으며, 실행력이 있는 인재를 발견하는 것에 능했습니다. 전체적인 일이 유기적으로 진화하는 것을 허용했기 때문입니다. 알렉스가 추구한 비전은 '사람이 모이는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장소'였습니다.


'문화가 모이는 장소로서의 호텔' 창조적인 사람들이 모여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역동적인 교류의 중개자가 된다. 결점이 있어도 사랑스러운 사람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




나도 죽기전에 그런 요가원을 만들고 싶으니까, 연초 이벤트나 기획해봐야겠다.

새해 복 많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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