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 day-25

계단을 올랐나?

by 신나

계단을 올랐나?

여행 전 마지막 PT를 하지 못하고 그대로 여행을 떠났다. 돌아온 후에는 여독과 여러 일정들로 인해 결과적으로 무려 한 달 동안 운동을 멈춘 상태다.

한 달은 모든 것이 리셋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특히 나 같은 초보에게는..

오늘은 새롭게 시작해 보자는 마음으로 하체부터 진행했다.

맨몸 런지와 레그컬을 연속 진행했는데 어쩐지 오늘은 자극이 잘 느껴지고 자세도 안정적으로 되는 느낌이었다. 물론 이것은 나만의 착각일 수도 있다. 나는 아직도 거울을 보고 운동을 할 때 지금 이 동작이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고 자극도 잘 느끼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항상 내 느낌은 착각일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 전 보다 어쩐지 운동하는 몸이 가볍게 느껴졌다.

15개씩 3세트를 진행하던 방식에서 20개로 횟수를 늘렸는데도 크게 무리가 가지는 않았다.

런지를 할 때 늘 머릿속으로 뒷다리는 그저 도울뿐 앞쪽과 엉덩이에 집중하려고 해도 바에 올려 둔 뒷다리만 아팠는데 오늘은 오롯이 앞다리와 엉덩이 자극이 느껴졌다.

유독 햄스트링 자극을 느끼지 못한다고 투덜대며 개인 운동에서는 포기하기도 했던 레그컬도 미세하게나마 햄스트링에 자극이 느껴졌다.

본디 모든 배움은 계단식으로 발전하는 것을 감안할 때 내가 한 계단 오른 기분이 들었다. 물론 다음 운동 때 나의 착각을 한탄하며 울분을 토할 수도 있다.

다음은 내가 마음속으로 은근히 좋아하지만 레그 프레스 거부 사태로 인해 애정하는 티를 잘 내지 않는 스미스 레그 프레스를 진행했다. 이 또 한 오늘은 엉덩이 아래쪽과 뒷 허벅지에 자극이 아주 잘 왔다. 특히 엉덩이 아래쪽에 아픔이 올 때는 지금 당장 나의 엉밑살이 빠지는 것인가? 하는 과대망상이 들며 짜릿하기까지 했다. 근육에 자극 좀 온다고 이렇게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보니 내가 어느새 운동에 빠졌나 싶기도 하다. 누워서 공을 잡고 다리를 들고 버티는 복근 운동에서는 30초도 버티지 못해 다시 시무룩해졌지만 말이다.

얼마 전 평소 친분이 없던 동료와 우연히 운동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그분도 꽤나 오랜 운동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분은 개인 PT와 개인 필라테스 수업을 오래 받으셨고 골프를 시작하셨는데 골프가 자세가 틀어지기 좋은 운동이라 다시 PT와 도수치료를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스포츠는 즐거움을 주는 기능도 있으니 즐기기 위해 골프를 치고 그로 인해 몸이 아프면 치료를 받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의료의 영역인 도수치료까지 받아 가며 골프라는 운동을 해야 하는가? 안 하느니만 못한 것이 아닌가? 최소한 자세 변형으로 아프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무튼 그분께 근육 자극이 잘 느껴지지 않고 PT가 잘 되지 않는다며 읍소를 했는데 개인 필라테스를 먼저 하고 PT를 하면 근육의 쓰임이 잘 느껴지고 근력 운동이 훨씬 쉽다고 말했다. 안 그래도 개인 필라테스에 관심을 좀 가지고 있던 터라 팔랑귀인 나는 귀가 솔깃해졌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나는 지금 PT를 연장할 것이 아니라 중단하고 필라테스를 먼저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필라테스를 하고 개인운동을 와야 하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운동플랜에 혼란이 온다. 금전적으로 여유롭다면 둘 다 병행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결정하는 것은 늘 어렵다. 물론 아직 그분의 말만으로 결정할 단계는 아니다. 조금 더 정보수집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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