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 day-30

아직은 괜찮.. 네?

by 신나

아직은 괜찮.. 네?


두 달 가까이를 쉬고 수업을 했다. 긴 여행과 장거리 출근의 피로가 겹쳐 운동 번아웃이라는 나 같은 사람이 걸려서는 안 되는 증상으로 3주를 쉬겠다고 했지만 한 번 쉰 운동은 다시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다. 나처럼 마지못해 운동을 하는 사람에겐 더더욱.

운동을 쉰 지 3주가 지나자 불안했다. 이러다가 그나마 조금 익힌 운동마저 모두 잊고 지불한 비용과 시간이 사라져 버릴 것 같았다. 불안한 와중에 무려 10일의 추석연휴까지 생기는 바람에(이것은 핑계다) 결과적으로 6주를 쉬게 되었다. 다시 시작하겠다는 나를 보는 트레이너 선생님은 “운동 안 하실 거 같은데”라고 말했다. 그동안 안 갔던 나도 나지만 그렇다고 오라는 재촉 한 번 없는 트레이너도 직무유기 아닌가? 트레이너가 회원을 포기해도 되는 것인가? 심지어 횟수가 무려 39회나 남아있는데도 말이다.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트레이너를 잘 못 만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6주 만에 온 나를 맨 몸 스쿼트 20개로 테스트해 본 선생님은 바로 8kg 케틀벨을 들고 스쿼트 15개 3회를 진행했다. 일전에 나름 혼자 계단을 올랐다고 생각했던 것처럼 의외로 중간에 쉬지 않고 15개는 수월하게 했다. 횟수 중간에 쉴 때는 심장이 너무 빨리 뛰는 것이 느껴져 무서웠다. 마치 100m 달리기를 뛰고 온 듯이 숨이 찼다. 숨참이 쉽게 가라앉지도 않아 세트 사이는 꽤 긴 휴식 시간이 필요했다. 다음도 하체운동이다. 앉아서 하는 스미스 레그 프레스였는데 프레스판을 밀자마자 너무 무거워 깜짝 놀랐다. 무게를 보니 무려 30kg이었다. 아니 갑자기 이렇게나 올린다고? “무거워요”와 “할 수 있어요”의 반복. 손을 자꾸 허벅지에 얹는 나와 내 손을 강제로 떼는 선생님 손의 반복. “손 떼요”와 “놔요”의 반복. 모든 것이 6주 전 그대로다. 모든 기운을 쥐어짜서 30kg 15회 3세트를 성공했다. 하면서도 내일부터 아플 허벅지 근육통이 걱정되었다. 일지를 쓰는 지금 약 이틀을 앓는 소리와 함께 절뚝이며 다녔다. 마지막으로 상체운동을 하나 진행했다. 렛플 다운의 정면 버전 같은 운동이었다. 시티드 로우를 할 때 항상 어깨를 뒤로 보낸 다음에 팔꿈치를 뒤로 보내며 진행했는데 이것은 팔꿈치를 뒤가 아닌 아래로 옆으로 내리며 진행했다. 어깨 말기는 언제나 늘 안 되던 것!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래도 긴 휴식 후 첫 운동인데도 나름 아직 계단 끝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내려가지 않고 있는 것 같아서 뿌듯하면서도 신기했다. 몸으로 익힌 것은 쉽게 잊지 않는 것일까? 초등학생 이후 자전거를 타지 않고 성인이 되어도 바로 자전거를 탈 수 있듯이? 이제 다시 운동을 열심히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내게 선생님은 할 말이 있다고 한다. 다음 주에 하겠다고 하는데 무슨 말일까? 혹시 헬스장을 그만두시거나 지점을 옮기는 것일까? 그렇다면 좀 난감하다. 이제 좀 서로 성향도 알고 합이 좀 맞춰진 듯한데 말이다. 일단 다음 주에 말을 들어봐야 알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PT day-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