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과 프락치라니.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서점 운영을 위해 학교에 프락치를 심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머니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사용하는 참고서와 문제집 판매량이 서점의 주요 매출을 담당하고 있어 ‘프락치’라는 방법을 고안해냈다―프락치라고 쓰고 정보통이라고 읽는 것이 좋겠다―.
어머니가 프락치를 활용하는 방법은 이랬다. 각 고등학교, 중학교마다 친하게 지내는 학생 한 명을 지정해 학교에서 작성한 수능을 앞두고 준비해야 하는 문제집, 내신 관리를 위해 풀어야 하는 문제집, 참고서 목록이 저녁 이전에 나오면 그 목록을 문자나 전화로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목록을 알려준 학생에게는 문제집 가격을 할인해주거나 한 권을 무료로 주는 식으로 대가를 주고받았다.
어머니가 이렇게까지 한 것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참고서와 문제집을 빠르게 준비해야 경쟁하는 여러 서점 중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녁 이전에 목록을 알려달라고 부탁한 것도 출판사 책을 유통하는 담당 거래처의 영업시간이 끝나기 이전에 주문을 넣기 위함이었다. 영업시간이 끝나고서야 발주를 넣게 되면 유통업체에서 책을 준비하는 시간이 길어지고(그때 당시에는 당일배송 같은 시스템이 없었다), 그렇게 되면 학생들에게 제때 필요한 문제집이나 참고서를 공급할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서점의 매출에 큰 손실을 부르는 것이다. 어머니는 정보싸움에서 승리를 차지하기 위해 자신과 친하게 지낸 단골 학생을 절대 놓치지 않고 톡톡히 활용(?)했다.
그러나 이 방법 또한 대형서점이 따라 하면서, 온라인 서점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자본금이 넉넉한 서점의 할인율을 따라갈 수 없어 사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