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정문 근처에 ‘마놀린’이라는 카페가 있다. 이 카페는 월곡동에서 오래 자리를 지킨 카페인만큼, 지역사회에 공헌한다는 명목으로 동덕여대 학생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나는 이걸 보고 ‘동인서관 장학금’을 떠올렸다.
동인서관도 지역사회에 공헌하고자, 한편으로는 서점 홍보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몇 년 정도 고등학생 2명을 선정해 한 사람당 50만 원씩 장학금을 수여한 적이 있었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야심차고도 마지막 마케팅 카드였던 것이다.
부모님이 학생들에게 직접 신청서를 받고, 장학금을 받을 학생을 선정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아 한 학교와 결탁해 그 학교 선생님들이 선정한 학생 2명에게 장학금을 줬었다. 따라서 선정 기준은 학교 선생님들만 안다.
아버지는 매년 장학금을 수여할 때가 되면 100만 원을 들고 결탁한 학교로 가서 교장 선생님께 돈을 전달하고 왔다고 한다. 그러면 누가 장학금을 받았는지에 대한 여부는 그 학교 학생들이 방과 후에 서점에 와서 문제집을 살 때 한 마디씩 보태며 알려줬다. 조회 시간에 교장 선생님이 동인서관 장학금이라고 말하면서 장학금을 받을 학생을 불렀다고, 그걸 듣고 나서 자신이 아는 동인서관이라는 걸 깨달았다면서. 마가렛트에 이어 이미지 메이킹 효과가 있었던 것인지, 어머니의 말에 의하면 결탁한 학교 학생의 90%는 모두 동인서관에서 문제집이나 참고서를 사 갔다고 한다.
그런데 장학금을 줬던 게 몇 번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갈수록 매출이 떨어져 장학금 제도를 유지하는 게 힘들어지자, 부모님은 수능 떡이라도 돌리자고 생각했다고 한다.
인천 중구에 ‘전동방앗간’이라는 찹쌀떡으로 유명한 떡집이 있다. 그곳에서 3년 이상 찹쌀떡을 사서 수능 때마다 3학년 학생 모두에게 돌렸다. 장학금도, 찹쌀떡도 동인서관의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것에 한몫했다고 한다.
전동방앗간을 얘기할 때 어머니는 “2년 전 텔레비전에 은둔 식당으로 전동방앗간이 소개된 걸 봤는데, 사장 보고 놀랐어. 걔가 제물포고 학생이었어. 서점 단골이었는데. 예전에 만화책 엄청나게 샀는데, 많이 늙었더라”라고 말하면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