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싸이월드

by 시느

2000년쯤에 온라인 서점이 대중에게 편리함으로 호응을 얻어 강세를 얻자, 어머니와 아버지는 홈페이지를 마련해 그들처럼 주문을 받으려고 했다. 그런데 59년생인 아버지와 63년생인 어머니, 88년생인 언니와 94년생인 나, 02년생인 막내. 다들 인터넷을 제대로 다룰 줄 몰랐고, 홈페이지를 어떻게 제작해야 하는지조차도 몰랐다.


학생인 언니와 나, 계속되는 적자에 서점 일로 치이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택한 것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였다. 큰 어려움 없이 쉽게, 무료로 개설할 수 있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싸이월드의 서비스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가족 구성원이라고는 언니가 유일했기에 언니의 개인정보로 동인서관 미니홈피를 개설했다.


싸이월드에서 제공하는 기본 미니미에, ‘이미지를 등록해주세요’라는 프로필 사진, 특수문자를 남발하며 <어서 오세요, 동인서관입니다>라고 설정한 진한 검은색의 제목까지. 촌티 풀풀 날리는 디자인이었지만, 아버지는 매일 출근하자마자 미니홈피 사이트를 켜서 다이어리도 써보고, 여러 사람과 일촌을 맺기도 하며 방명록을 쓰기도 하고, 어떤 책이 입고됐는지 소개하는 글을 올렸다.


“신후야, 서점 홈페이지 생겼으니까 친구들한테 책 살 일 있으면 이쪽으로 주문해도 된다고 얘기해라.”


미니홈피가 만들어진 날, 아버지가 내게도 서점의 홍보를 부탁하며 건넨 말이었다. 그런데 개인 미니홈피 꾸미기에 몰입해 있던 나는 서점의 미니홈피 디자인이 몹시 마음에 들지 않았고, 어린 마음에 창피하다고까지 생각했다. 내 미니홈피에 아무렇게나 써서 올린 글을 아버지가 볼까 봐 다이어리 글의 공개 범위를 ‘친구 공개’로 변경하고, 아버지가 보내온 친구 신청을 끝까지 수락하지 않았다. 친구에게도 서점 미니홈피가 있다고 말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아버지는 미니홈피를 통해 열심히 온라인 주문을 받아보려고 노력했으나, 서점 미니홈피는 금방 폐쇄됐다. 온라인 서점처럼 운영하려면 그에 맞먹는 할인율과 적립금 제도를 구축해야 하는데, 시스템을 빠르게 체계화하는 기업의 속도를 아버지와 어머니는 따라갈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미니홈피에 쏟을 시간에 현장을 더 신경 쓰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고, 서점의 미니홈피도 그렇게 사라졌다.

매거진의 이전글8. 경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