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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사동 마케터 May 01. 2022

가장 섹시한 미드, 빌리언즈

안녕하세요?

신사동 마케터입니다.


오늘은 제 최애 미드를 소개해 보려고요.

미국 헤지펀드 CEO의 이야기를 다룬 미드 빌리언즈입니다. 뉴욕, 데미안 루이스, 주식, 천재, 억만장자 등 제가 좋아하는 건 다 때려 박은 드라마에요. 제가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빌리언즈가 욕망에 솔직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욕망에 솔직해지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인데요. 생각보다 자신이 무엇을 열망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아요. 욕망이란 건 흔히 터부시 되고 세속적인 것과 동일하게 간주됩니다. 또 욕망이란 건 필연적으로 갈등을 수반하기 마련인데 이때 주변 사람들의 이해관계와 충돌할 때 평범한 사람들은 그 갈등을 견디지 못합니다. 하지만 빌리언즈 주인공들은 그런 건 쿨하게 무시합니다. 오직 자신의 욕망에만 충실합니다.


빌리언즈 주인공들 또한 자신의 욕망과 타인의 시선 사이에서 고민합니다. 그들 또한 냉혈한 또는 속물이라고 받아야 할 비난을 두려워하고 괴로워합니다. 하지만 과정에서는 고민해도 결과적으론 주변의 시선에 부합하기보다는 자신의 욕망을 쫓습니다. 욕망을 이룰 수 있다면 적과도 타협하고 같은 팀이라도 치명타를 날립니다. (심지어 부부, 가족, 베스트 프렌드에게도) 상대방이 적이라면 더욱 가차 없습니다. 지구 끝까지 추격해서 재기불능 상태로 만들어버립니다. 변태 같지만(?) 저는 이렇게 끝을 보는 집요함이 좋더라구요.


여기까지였다면 아마 빌리언즈는 아주 재미있는 뉴욕 억만장자들의 이야기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빌리언즈가 특별한 지점은 주인공들이 매우 원초적인 동시에 엄청나게 이성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빌리언즈 주인공들은 멋있습니다. 간지가 넘치다 못해 흘러내리죠. 욕망에 솔직하면서도 멋있으려면 잘해야 합니다. 못하면 그냥 나쁜 사람일 뿐입니다. 주인공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끝내주게 잘하는 최고의 전문가입니다. 엑셀로드는 업계에서 신의 경지에 오른 인물이죠. 그들은 자신의 욕망을 실현할 충분한 능력이 있습니다. 할 수 있기 때문에 하는 겁니다. 업계 탑플레이어들끼리 끊임없이 영감과 견제를 주고받으며 성장합니다.


빌리언즈 주인공들은, 특히 엑셀로드는 자신의 자존심을 건드리거나 배신하는 인간을 절대 봐주지 않습니다. 시즌 4에서 자신의 여자친구가 경쟁자와 몰래 타협하여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는 일이 일어납니다. 의사결정은 합리적인 판단이었지만 엑셀로드에게 돈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으니까요. 결국 여자친구가 공들여 키운 비즈니스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시원하게 복수해 주고 헤어집니다. (여전히 좋아하는 감정이 남아있는 데도요) 그렇다고 빌리언즈의 주인공들이 잔인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자기 가족, 자기 사람들에게는 의리를 잃지 않습니다. 새해 첫날 의사면허를 잃을 뻔한 위기를 겪는 웬디를 위해 바비는 피지에서 전세기를 타고 날아오거든요. 이 순간을 기점으로 웬디와 엑셀로드가 그동안 애써 외면해왔던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저는 혼자 생각했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유튜브에서 이 영상을 보시면 됩니다. 제 최애x 100 장면.)


두 에피소드에서 알 수 있듯이 엑스는 충성심이라는 가치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자본주의 심장인 헤지펀드 CEO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이 충성심이라는 사실은 아이러니합니다. 돈은 이미 차고 넘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돈을 뛰어넘는 가치의 무게를 알지 않았을까요? 항상 그의 돈과 힘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주위에 가득할테니까요. 그런 모순되는 가치들이 공존하는 것도 빌리언즈가 다른 미드와 차별화되는 지점입니다.


사실 빌리언즈 주인공들은 경제적 자유를 이미 한참 전에 이룬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일하죠. 돈을 떠나서 세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계속해서 자신의 옳음을 증명하는 것에 중독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엑스가 테일러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그를 자신의 회사에서 일하게 설득하는 장면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죠. 시간이 흘러 테일러는 엑스의 라이벌로 성장하고 엑스는 테일러를 파멸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지만 저는 사실 엑스가 테일러를 너무 아끼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테일러에게서 자기 자신을 봤으니까요.


빌리언즈가 가진 또 다른 재미는 일반인은 상상할 수 없는 저세상 클래스 FLEX입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스파 대신 포클레인으로 자동차를 부수러 가거나 바에서 한잔하고 집에 돌아갈 때 전용헬기를 타고 돌아갑니다. 빌리언즈 식당 list가 따로 존재할 정도로 미식가이구요, (뉴욕 여행을 가면 꼭 가보고 싶습니다!) 세계적인 미술품의 천문학적인 세금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로 취향과 안목이 남다릅니다. 자수성가해서 번 돈으로 인생을 즐기면서 가치 있는 것들에 돈을 쓸 줄 아는 취향과 안목이 빌리언즈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마무리는 (좋아하는 장면이 너무나 많지만) 엑셀로드가 테일러에게 잡오퍼 하는 장면을 소개하며 끝내겠습니다. (유진파머쯤은 old freak으로만드는 바비 클래스)

https://youtu.be/UbTvd1m6nmY?t=9


천재들이 지능과 전략을 다투는 섹시한 미드, 빌리언즈. 아직 안보셨다면 너무 부럽네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신사동마케터

#그로스마케터

#빌리언즈

#넷플릭스미드추천

#대미언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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