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관한 명상 3

-시작(21) 상자를 든 여자

by 신사진
쓸쓸한 여자.jpeg 사진 출처-네이버 블로그(HB35)



장바구니 아닌

박스를 들고 있다

네모난 상자의 한 면을

전신주 기둥에 붙인 채

여자는 힘겹게 서 있다

그렇게 해야지만

무게가 분산되는 것을

여자는 그냥 알고 있다

배송을 시켜 받거나

카트에 넣어 질질 끌거나

그렇게 해도 되었지만

무엇을 느끼는 듯

여자는 그저 어려워졌는데,

소비하는 일은 결국

무거움을 짊어지는 것임을

상자를 든 여자는

너무 잘 아는 까닭이었다.





상자를 든 어느 중년 여성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가진 것을 썼음에도(소비하였음에도), 다시 손이 무거워짐의 역설을 느낍니다.

비움이 결코 비움이 아닌 일들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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