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처스를 보면서
우연히 티브이 검색을 하다가 보게 된'티처스'라는 프로그램에 조정식 강사와 정승제 강사가 나오는 걸 보게 되었다. 정말 대단한 강사분들이시며 그 길을 20년 넘게 해 오신 분들이다. 보다 보니 거기에서 내가 지금 학생들에게 하는 방법들도 보이고 또 내가 모르는 것들도 있어 시간이 될 때마다 시청하고 있다.
출연 학생에게 "그럼 네가 푼 문제의 개념을 설명해 보렴." 이렇게 말씀하시던데 수학에서는 그렇게 하고 나는 한국어 문법을 배울 때. "이 문법은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면 좋을까? 설명해 보렴" 이렇게하면 처음에는 대답 자체를 어려워하다가 나중에는 친구들에게 이걸 설명하고 예문을 드는 학생들을 보게 된다.
그리고 가끔 자기는 이해하는데 친구가 모르면 답답해하면서 수업이 지연되는 것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학생들에게 말한다. "그러지 말고 네가 이 친구에게 모국어로 이 문법을 설명을 해 보렴. 설명하면서 너도 공부가 될 테니 쉬는 시간에 한번 해 보고 네가 설명할 수 있으면 너는 이해한 거고 만약 못하면 너도 다시 공부하거나 질문하렴." 이건 아까운 시간이 아니라고 말해준다. 내 말을 다 이해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이렇게 말을 해서 중재를 하는 편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공부량은 많은데 성적이 낮아 나오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그건 핵심을 간과한 공부방법인 것을 보는 우리는 아는데 정작 당사자는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강사가 이걸 지적하고 연습시키면 성적이 두 배에서 세 배가 오르는 상황이 나타난다.
남편은 저런 강사들이 나오는 교육 시스템이 진짜 문제라며 고개를 젓지만 우리나라에서 일타 강사는 드라마에서도 나올 정도로 이미 정착된 개념이고 실제 강남 학원을 가려는 이유가 저기에 있으니 내가 맞다 틀리다 할 부분은 아니고 나는 단지 나의 강사일에 도움이 되는 부분을 벤치 마킹하고 있다.
늘 개념이 먼저이고 그걸 모르면 응용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시간에 결과에 쫓겨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지만 예전에 외국어를 공부할 때 어떤 점이 어렵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하는 것이 좋은지 몰랐는데 지금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느끼는 바가 많다.
개념을 쉽게 제시하고 이해시키는 게 핵심인데(조정식 샘의 강의가 그렇다) 나는 그걸 신입 강사 시절 못했고 일본어 공부도 그렇게 못했다는 사실을 하나씩 깨우치고 있다. 이제야 보니 모든 외국어를 학습하는 방법은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수업 시간에 내가 학습자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어휘 단어만 외우지 마세요. 제일 보편적인 예문을 하나 외워 뜻을 문장에서 아는 것이 중요해요. 그런데 이 말을 조정식 강사가 그대로 하는 것이다. 물론 나도 인강을 많이 들어서 그렇게 알고 행하고는 있었겠지만 학습자들에게 하고 있는 이런 방법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초급에서는 그림이나 사진을 통해 단어를 학습시키고 있고 중급부터는 문장에 단어를 비워 두 문장 정도 제시하여 그 안에 들어갈 단어를 쓰게 하고 있다. 이런 품을 들이면 교수자는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학습자들이 예문을 읽고 단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알게 되어 시험에서도 도움이 많이 된다.
처음 강사일을 시작했을 때 메가스터디 강의나 유튜브 강사들의 강의 스타일을 많이 보고 메모하면서 따라 했다. 나는 강사 경험이 없었기에 진짜 절실했고 궁금했고 아쉬운 부분을 메꿔야 했기에 정말 많이 보고 배웠다. 하지만 한국어는 또 다르다 외국어인 한국어를 외국인에게 가르치는 거고 저분들은 외국어를 모국어로 가르치는 거라 우리가 훨씬 불리하다. 그래서 현장에서 영어 가능자, 중국어 가능자, 러시아어 가능자를 찾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늘 내가 가지고 있는 핸디캡을 어떻게 커버할 것인가에 관해 관심이 많기에 여기저기 두드리고 주워듣고 정보를 서치하고 있다. 그리고 늘 인강 하나를 구입해서 듣는다. 들으면서 어떻게 강의하고 수업을 진행하는지를 서치 하고 있다. 참 도움이 많이 된다.
판서하는 법이나 단어를 설명하는 방법 주의를 환기시키는 방법 등을 배운다. 그리고 반드시 수업에서 응용하는 편이다. 그래서 계속 이렇게 인강을 들을 생각이다. 아침마다 유튜브를 보고 그 안에서 강사들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조금씩 또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요즘은 반 별로 패들렛을 열어 녹음과 문장 만들기를 받고 있는데 이걸 전체 화면에 띄워 같이 듣고 평가하고 칭찬하는 게 참 도움이 된다. 많은 앱들이 있고 이걸 잘 활용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데 조금씩 해보면서 실력을 쌓고 있다. 그리고 이런 콘텐츠 강의가 있으면 항상 들으려고 한다.
어제는 상황극을 대본으로 쓰게 하고 이것을 짝과 녹음하여 올리게 한 후 같이 틀면서 들었는데 학습자들이 너무 재미있다고 해서 나름 뿌듯했다. 나의 노력은 학습자들에게 다 스미고 있다. 오늘도 이렇게 카페에 앉아 게임을 만들고 자료를 준비하고 있지만 힘들지는 않다. 나는 그래도 강사인가 보다.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