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지는 나
이번 주에는 해야 할 일들이 좀 많았고 행사도 많았다. 원래 무슨 일이든지 풀어서 시물레이션 하는 나에게 과부하였다. 가끔 아주 어렵고 복잡한 일도 가볍게 대하는 사람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 나의 성격은 그러지를 못하고 또 이렇게 준비해도 항상 실수가 있다는 사실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어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지치기 일쑤다. 이런 나의 성격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번 주에는 수업 준비를 하기는 하는데 내가 놓친 부분이 있어 좌절했다. 나는 선생의 자격이 있는가 하는 자괴감에 하루종일 힘들었다. 다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는 알아야 하는데 전공자가 아닌 나로서는 정말 해도 해도 끝이 없는 배움이라 조금 지치기도 한다.
모든 것의 매뉴얼이 준비되어 있지 않기에 내가 스스로 챙겨야 할 것들도 많다는 것이다. 그걸 못한 날은 수업을 해도 하루종일 시무룩한 나를 발견한다. 이번에는 다행히 그날 다른 수업에서 만회를 조금 하기는 했다. 워드월로 게임을 만들었는데 두더지 게임과 단어 찾기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
지금까지 쉬는 시간마다 도망가던 학생들이 자리에서 움직이지를 않고 게임을 하고 등수를 올리고 있었다. 그날 단어 카드를 가져가 2명씩 서로 보이고 대답을 못하면 탈락해서 다른 파트너로 바뀌는 게임도 같이 진행했는데 지금까지 본 학생들의 얼굴과는 사뭇 달랐다.
공부가 아닌 게임처럼 수업을 하고 그러다 보니 시간이 끝나서 돌아가는 학생들을 보고 있자니 내가 그동안 준비가 많이 부족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변명을 하자면 이런 것들을 준비하는 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용도 든다는 사실이다. 좋은 도구를 사용해서 수업을 하고 싶어도 초등학교 교사나 정규 과정 교사들에게 무료인 앱들이 우리에게 다 비용이라는 것이면 그것도 월마다 결재를 해야 한다는 한 개면 괜찮지만 나의 경우는 여러 개를 사용하다 보니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래도 나는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할 장치를 찾아야 한다. 오늘도 패들렛 강좌를 들으려고 신청해 두었다. 알고 사용하고 있지만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그리고 다른 강사들의 경험도 듣고 싶어서 신청했다. 앞으로는 콘텐츠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이런 강좌는 꾸준히 듣는 편이다.
예전 강의식 수업으로는 학습자들과 호흡을 맞추기 힘들다. 진화하는 학습자들에 맞는 강사가 되기는 힘들다. 모두들 느낄 것이다. 이런 교육 현장이 모두에게 같을 테니 뭐 나만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새로운 정보를 찾고 활용하면서 조금씩 확장하는 강의 방법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여긴다.
아 그리고 행정 제출 서류 양식이 계속 바뀌면서 혼란이 오고 있다. 양식은 여러 번 검토해서 올려주시는 게 맞고 개정된 서식은 바로 업로드해야 하는 데 그것을 놓치고 결과만 가지고 지적을 당하는 상황이다. 어느 조직이나 행정 처리가 신속하고 형식이 고정되어 논의의 여지가 없는 곳이 제일이다. 그런 면에서 이 한국어 교육 현장은 좋은 환경은 아니다.
그래서 오늘도 게임을 만들려고 이렇게 카페에 앉았다. 멋진 풍경이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게임을 만들 것이다. 이제 중간을 지나 기말을 향해 가고 있다. 아직 시험 검토와 시험, 문화체험이 남아 있지만 다 잘 마무리하고 여기에 다시 앉을 그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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