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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세민 Nov 08. 2023

청군 백군 체육대회가 돌아왔다.

“좋은 의사 소통은 블랙 커피만큼 자극적이고 각성 효과도 뛰어나다.”

앤 모로우 린드버그, 작가


     

 2023년 새해를 열고서 가진 첫 구군지회장 연석회의에서 코로나19로 대중적인 행사를 하지 못했던 기억을 뒤로 하고 10월 14일 야외행사를 가지기로 했었다. 가을햇살이 가득한 10월 중순 사회복지사협회는 1,700여 회원들과 함께 대학교 운동장을 대관하여 사회복지사대회 「청군 백군」 명랑운동회를 개최했다.   

  

 5년만에 치러진 운동회는 처음부터 여러 가지 걱정을 가지고 시작하였다. 과거 여러 차례 학교관계자들이 행사이후 쓰레기의 문제, 주차문제 등으로 다시는 장소를 내주지 않겠다는 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행사든 먹거리의 문제는 발생한다. 한켠에서는 다함께 힘겨루기를 하며 열심히 뛰고 있는 반면 다른 한켠에서는 한판 거하게 차려두고 계속 먹고 있는 판이 벌어질 수 있다. 행사를 마치고 잔반의 문제가 골치 아픈 부분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당초 기획단계에서부터 남은 음식물 처리와 재활용쓰레기는 각 지회별로 책임지기로 하였다.     


 주차의 문제 또한 주차장을 넘어서 학교 각 곳에 차를 대는 일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최대한 지회별 필요차량과 일부 차량에 대해서만 차량번호 사전입력 조치를 취하기로 하고 대다수 참여자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안내하였다.     


 10월 14일 토요일 8시부터 운동장 입구에서 참여자들을 맞이했다. 협회는 나눔이벤트로 ‘나누는 라면’을 기증받아 노숙인시설협회에 전달하기로 했다. 1인당 1개씩 각자 가져온 라면을 운동장 정문과 후문에서 스텝들에게 전달하였다.


 운동장은 본부석 주변 스텐드 좌석과 맞은편 몽골 텐트로 구분되어서 각 지회별로 배치되어 자리를 구분했다. 각 지회의 팻말을 보고 해당 위치로 가면 협회 관계자가 입장 팔찌를 배부하는데 팔찌에 적힌 번호가 경품번호와 연동이 되어 경품추첨시 확인을 할 수 있게 했다.     


 모든 행사의 시작은 기념식으로 막을 연다. 광역단체장 표창과 협회장 표창이 이어지고 시장축사를 대독하고 시의원의 인사가 있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의 축하 인사도 있었다.      


 화룡점정은 시사회복지사협회장의 호소였다.      


 사회복지사의 시간외수당이 현재 월 2시간 인정받고 있는데 월 20시간으로 늘려달라는 부분, 사회복지종사자 권익지원사업에 1억원을 배정해 달라는 것과 복지포인트를 연 12만원으로 2만원 인상해 달라는 세 가지 요구에 대해 시예산부서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시청 고위관계자와 시의원들을 모셔둔 현장이었다.

 1,700여명이 바라보는 자리에서 회장은 “제가 머리를 삭발하지 않도록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와 사회복지사들이 시청의 앞쪽과 뒤쪽, 그리고 주위에서 집회를 하거나 1위 시위를 하는 일이 없도록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웃으면서 말씀을 전했다.

 평소 실천하는 회장의 발언이 허언은 아닌 무게를 실은 말임을 다들 느낄 수 있었다.     


 1시간의 기념식을 마치고 10시부터 14시까지 점심식사를 포함하여 모든 행사는 짜임새 있게 진행되었다. 간단간단한 경기들은 분산하여서 같이 진행하여 시간을 절약하였다.

 도시락과 치킨 피자 등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거의 배출하지 않도록 한 지회도 있었지만 거하게 회무침이나 수육등으로 반주까지 걸치는 일부 지회도 있어 눈총을 받게 되었다. 크지 않은 예산으로 참가상이 많지 않음에도 회원들은 열과 성을 다하여 높은 참여도를 보여주었고 그에 비례하여 운동회는 경쾌하게 잘 흘러갔다.     

 당초 대회를 기획할 때 혹여 발생할지 모를 사고에 대비하여 배상책임공제를 가입하였는데 한 분이 발목골절을 당한 부분에 대해 수술치료 등에 지원을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명랑 릴레이를 끝으로 게임을 종료하고 경품추첨 후 대회를 마무리하였다.

 각 지회의 찬조금과 사회복지사들의 축구동호회와 등산동호회 등으로 심판진을 구성하여 대회는 적정예산과 전문인력을 마련할 수 있었다.      


 청군과 백군이 싸우면은 틀림없이 한 쪽이 이기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지만 사회복지사들은 한마음으로 자신들이 염원하는 최소한의 권익, 대부분이 인정받는 임금을 사람들의 동의와 인정 속에 조금씩 조금씩 얻어 내고 있다.     


 광역시는 대회 한달이 지난 현재, 시간외수당은 3시간 추가하고 권익지원사업은 1억원 예산배정을 시의회에 전달했다. 상당한 아쉬움이 있지만 세수 절벽을 맞아 우리의 함성은 하늘을 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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