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함브라 궁전보다 더 좋았던 건

스페인 10박 12일- 직장인 혼자 여행

by 미니밈

|그라나다 1박 2일


바르셀로나에서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그라나다. 이곳에 온 이유는 단 하나, 알함브라 궁전 때문이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라는 드라마가 방영하기 전이었고, '직접 궁전에 가보게 되면 꼭 드라마 보면서 비교해봐야지'라고 생각했었지만 아직까지도 드라마는 보지 못했다.


알함브라 궁전의 입구 찾기가 어려워 궁전 뒤쪽에서 한참을 서성거리다 지도를 보고 겨우겨우 매표소가 보이는 입구로 걸어갔다. 막상 입구 쪽에 가서도 들어가는 곳을 찾지 못해 근처에 있는 식당 주변을 왔다 갔다 하며 헤맸다. 우여곡절 끝에 들어간 알함브라 궁전은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였고 아름다운 정원과 독특한 모양의 성벽이 정말 멋있었다.


아, 이런 곳에 혼자 오다니. 이건 도저히 셀카로는 담기 힘든 경관이잖아! 곳곳이 인생샷 찍기 좋은 최고의 장소였다. 열심히 지인들의 인생샷을 찍어주고 싶은 장소에서 그냥 풍경 사진 몇 장만 찍었다. 많은 관광객 틈에서 혼자 휴대폰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며 넋 놓고 경치를 감상하다가, 아쉽게도 눈으로만 인생 풍경을 담아왔다.


여유롭게 혼자 걸으며 3시간 정도 알함브라 궁전을 산책하였다.





아름다운 알함브라 궁전도 좋았지만 그라나다에서 가장 좋았던 건 바로바로, 무료 타파스였다! 술을 한 잔 시키면 한 입거리 작은 안주가 무료로 나오는데 그 종류는 해산물, 튀김 등등 엄청 다양했다. 나는 술을 잘 못 마시지만 스페인에는 '끌라라'라는 아주 시원하고 달달한 레몬맥주가 있어서 음료수처럼 마시기 좋았다.


절대 술꾼도 아니고 술을 즐겨 마시지도 않는데 왜 스페인 여행기에 이리도 술 마신 이야기만 올리게 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스페인 여행에서 타파스와 끌라라는 여행 온 기분을 한껏 느끼게 해주는 최고의 조합이었다!


다른 도시는 타파스도 돈 주고 사 먹어야 되는데 그라나다는 술만 시키면 무료로 타파스를 제공하니, 이거 참! 타파스를 먹기 위해 술을 시켜야만 했다.


타파스 1차



타파스 2차



타파스 3차



단 하룻밤 사이에 내 발걸음은 어느새 세 번째 타파스 가게로 향하고 있었다. 이미 술을 마실대로 마셔 얼굴은 엄청 빨개져 있었다.


그런 나를 보고 사진 속 중년 아저씨께서 눈을 찡긋 하시며 손을 아래 위로 천천히 쓸어내리는 동작을 하셨다. 천천히 마셔라고 말씀해주시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젠틀하고 멋져 보이던지! 그렇게 잠깐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결혼기념일이어서 부인과 그라나다로 여행 왔다고 하셨다. 와~ 노부부 둘이서 결혼기념일 여행이라니! 게다가 어둑한 저녁, 분위기 좋은 타파스 바에서 가벼운 술 한 잔을 부인과 함께?! 내가 결혼을 한다면 나중에 늙어서 몹시도 닮고 싶은 유럽의 어느 노부부 한 쌍이었다.


타파스와 맥주 그리고 아름다운 궁전 산책. 그걸로도 충분한 그라나다였다. 다음에 또 스페인에 가게 된다면 다시 가고 싶다. 바르셀로나와 달리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