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가을
계절의 경계에 걸 터 앉은 햇살은
들판을 가로지르는 조각구름에도 애가 탄다
아직 영글어 말려야 할, 물들이고 떨구며
덮어야 할 것들이 지천이다
날카로이 하늘로 솟은 첨탑과 그 위에 올라선
빛바랜 십자가는
비어만가는 황량한 들판을 향해
아직 돌아오지 않는 지친 순례자의 그림자를
기다리며 오늘도 검푸르게 사위어 간다
이젠 들판에 넘쳐나던 햇살도 길어져가는
그림자 저 끝 어딘가에 한 줌 햇살로
귀해져 갈 것이다 이렇게 겨울은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