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트웨인
어린 시설 TV 만화영화로 보았던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책을 통해 다시 접하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다. 어린 시절 자바라 문과 잠금장치가 달려 있던 궤짝형 흑백 TV는 시골마을 사람들에게 문화 대혁명을 일으켰다. 특히, 가뜩이나 심심해 몸이 근질거리던 시골 사내아이들을 공상의 푸른 창공을 향해 힘껏 날아오르게 해 주거나, 지루하고 따분하기 짝이 없는 집과 학교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찾아 나서게 하기에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비록 뜨거웠던 여름방학과 우리들의 모험과 자유는 짧았지만...!
여름 방학이 되면 우리들은 산과 들로, 냇가로 허클베리핀 만화 주제가를 큰소리로 부르며 몰려다녔다. '허클베리피~인, 허클베리피~인..."
우리들은 한국판 '톰소여와 허클베리핀'을 만들자며 마을 뒷산 바위틈에 죽은 나무와 칡넝쿨을 모아 와 집에서 몰래 가져온 연장(톱, 망치, 못)으로 제법 큰 오두막을 짓기도 했다.
우리 조직을 대표할 깃발을 만들겠다며, 깃발로 쓸 광목천(동생 똥 기저귀), 깃대로 쓸 장대 나무, 수채화 물감 한 판을 구해다 이마에 파란색 한반도 지도가 그려진 노란 해골과 검은색 쌍칼 그림이 들어간 해적선 문장을 그려 오두막 입구에 내 걸기도 했다. 그땐 뗏목을 띄울 미시시피처럼 넓고 깊은 강이 없는 산골에 살고 있다는 현실이 우리에게 가장 큰 아쉬움이었다. 만일 우리가 큰 강 곁에 있는 마을에 살았다면 뗏목을 만들어 타고 강 하류로 떠내려갔을 거다. 비록 어른들에게 잡혀 많이 맞기야 했겠지만.....!
책을 읽는 동안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라 피식 실웃음이 났다...!
하지만 '허크'와 '짐'의 순수한 사랑과 우정에 마음 한구석이 따스해짐을 느꼈다.
주인공인 허크와 흑인 노예 짐이 뗏목을 타고 미시시피강을 따라 여행을 하며 겪게 되는 사건과 사건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폭력적이고 무책임한 아버지와 자신을 길들이고자 교육이란 이름으로 억압하는 어른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자유로운 영혼 '허크'.
자신의 어린 딸이 열병 후유증으로 귀머거리가 된 줄도 모르고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따귀를 때린 일을 깊이 후회하며, 노예로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이 다시 모여 사는 희망을 품고 가족들의 몸값을 벌기 위해 자유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흑인 노예 '짐'
'허크'는 '짐'에 대해 인종과 신분을 떠나 같은 인간이라는 생각과 노예일 뿐이라는 생각 사이에 내적 갈등을 겪게 된다. 하지만 함께 모험을 하며 '짐'의 헌신과 착한 심성에 감동하게 된 '허크'는 자신이 어른들로부터 수모를 겪게 될지라도 흑인 노예 '짐'을 자신과 동일한 인간이자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하기로 하고, '짐'이 자유를 찾을 수 있도록 돕게 된다.
순수한 '허크'와 '짐'의 눈을 통해 세상과 어른들의 이중적이고 모순된 삶을 풍자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19세기 미시시피강 유역 풍경과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박한 삶을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항상 어른들을 부끄럽게 하는 건 어린아이의 맑은 눈망울과 순전한 생각 아닐까...!
이 책에 나오는 어른들처럼 내 안에 존재하는 차별과 모순은 또 얼마나 많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