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예찬

by 한시은

이제서야 키보드를 두드린다. 늘 마음으로만 두드리던 키보드, 오늘부터 시작해보자 한다. 나의 매일을 기록한다면 평범한 일상도 꽃같은 나날로 기억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기에.


요 몇일 동안 급식실에서 배운 사람 답게 먹자고 스스로 주문을 거는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4교시가 끝나고 급식실로 향하는 내 발걸음에는 이미 배고픔과 설렘이 가득이다. 종알종알 오늘 급식 메뉴를 이야기하는 우리반 아이들의 제일 앞에 선 나는 그 어떤 메뉴에도 맛있다를 연발할 내 모습을 예상해본다. 역시나 오늘도 맛.있.다. 어김없이 점심 식사 양을 조절하라는 PT 코치님의 카톡 알람이 울리고, 나는 나름 밥을 요리조리 가르며 밥은 2/3만 먹었다고 스스로 위로한다. 어떤 선생님은 급식실에서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도저히 밥이 넘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몇 일전 그 말을 전해 듣고는 작년 나를 떠올려보았다. 매일 접시물에 코받는 심정으로 하루하루 눈물을 머금고 출근했던 1학년 교실, 그리고 1학년 아이들과 함께 먹는 급식, 물론 중간 중간 문제 해결하느라 엉덩이가 들썩였고, 뛰어나간 학생 잡느라 밥을 못먹은 적은 있지만 안먹은 적은 없었다. 왠만해서는 밥은 꼭 먹었다. 그리고 눈으로 보이는 풍경은 괴로웠으나, 밥은 맛.있.었.다. 나는 밥심으로 견디는 사람이구나, 나는 급식으로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에 웃음이 나온다. 학교에서 먹는 밥은 특히나 천천히 꼭꼭 씹어 넘기고, 맛을 음미하자. 그렇게 밥 먹듯이 교실에서도 모든 상황을 꼭꼭 씹어 보고, 그 맛을 음미해보자.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풀다보면 답이 보일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