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기록하면 기록이 기억이 되는 기적!

2020.인남매 스토리

by 한시은



03.06 - 이성적 판단이 흐려지는 아들 사랑 - 이렇게 시어머니 마음은 꿈틀대는가

응답하라 1988, 응답하라 내 사랑 인주완. 하나씩 꺼내먹는 응팔을 보며 박보검 눈빛에서 인주완이 보인다. 아, 나는 안 그럴 줄 알았는데 고슴도치 콩깍지 제대로다. 주완이 양치를 시키며 눈에 하트 뿅뿅하며 “주완아~박보검 닮았어.” 그랬더니 “박은 뭐고, 보는 뭐고, 검은 뭐에요 엄마. 에이~그렇게 부르지 마요.” 싫단다.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사진 찍기 취미없는 인주완을 몰래몰래 찍고 있는 나를 보는 지오 아빠의 눈빛이 따갑지만, 한동안 아들 짝사랑은 계속 될 듯!


03.09

내 언니, 내 오빠가 있는 인지민. 나는 사실, 인지민의 위치가 가장 부럽다. “내” 라는 단어를 붙이는 건 무슨 마음일까. 이번 주부터 지오 주완이에게 매일 지민이에게 책 두 권 읽어주는 미션을 주었다. “엄마, 나 인지민 책 2권 읽어줬어요. 근데 인주완은 안 읽어주고 인지민이 읽고 있어요.” 라는 민원을 접수하고 사건 조사하러 출동했더니 요로코롬 책을 읽고 있다. 오글거려서 설정샷도 불가능한 포즈를 취하는 남매. 이번 주 시작을 응원하는 선물 같은 순간.


03.16 - 에펠탈 김밥은 꿀맛이겠지?

6살 지오가 말했었다. “ 엄마, 나는 에펠탑에서 김밥을 먹고 싶어요.” 10살 지오는 에펠탑 앞에서 김밥을 먹고 있다. 3D 퍼즐 무려 LED 에펠탑을 앞에 두고. 조물조물 셋이서 분업하여, 지오의 진두 지휘 아래, 완성된 작품을 보며 나도 감탄했지만 까꿍이들이 직접 만들면서 느낀 감동은 더 의미있길. 우리 언젠가 진짜 에펠탑 아래에서 김밥을 먹는 그 날, 요 사진이 또 이야깃거리가 되겠지.


03.16 - 성심당 보다는 오뎅집

1주일만의 외출. 위드 자전거 킥보드로 봄바람 느끼며 산책하고 싶었는데, 심술난 봄바람이 머리카락을 뒤엎어버리는 바람에 긴급 계획 수정. 일단 차를 타고 드라이드 모드. 집돌이 집순이로 완벽 적응한 까꿍이들은 “답답하다. 멀미가 난다. 배가 아프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드라이브 거부 태세. 차머리를 가장 가까이 들이밀 수 있는 대전의 랜드마크 성심당으로 향했다. 빵에는 별 관심없던 녀석들이 고 앞, 오뎅가게 앞에 멈추어 서더니 간절히 쳐다본다. 두개씩 홀랑 먹고는 세상 다 가진 표정으로 이제 배 안아프다고, 기분 좋아졌다며 행복해하는 까꿍이들.


04.01 - 낮에는 불곰 밤에는 센치 소녀가 되는 엄마 한시은

"오빠는 나만 미워해." 인지민이 울먹인다. 주완이는 인지민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다급할 때 부르는 독특한 데시벨이 있는데, 그 데시벨로 부르는 "인지민~"은 눈이 번쩍 귀가 번쩍 뜨일 만큼 선명하고 정확하며 날카롭다. 잠자리 시간, "오빠야, 잘자" 하고 인지민이 밤인사를 한단다. 인주완은 "아, 진짜." "주완아, 잘자." 지오의 밤인사에는 "응, 누나도 잘자." 이렇게 반응이 다르다며 주완이의 공평하지 않은 태도에 대해 숱한 제보를 인지민에게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순간순간 본다. 지민이를 바라보는 주완이의 달달한 눈빛을. 코로나로 인해 집콕을 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가 더 풍성해졌고, 함께 웃고 부딪히며 다양한 감정들을 공유하여 진짜 운명공동체가 되어가고 있다고 믿는다.


04.28

이번 봄날, 가족 운동은 배드민턴으로 정했다. 엄마 예전에 배드민턴 좀 쳤었다며 큰 소리 빵빵, 막상 라켓을 잡으니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인다. 날아오는 공을 친다는 것이 연속 헛스윙. 안경 때문이라고 하기에 좀 서글프다. 렌즈 착용이 불편해서 안경으로 다시 시작하게 된 요즘, 채송화 안경 느낌을 꿈꿨지만 꿈은 꿈이지. 뱅뱅이 안경 쓰고 헛스윙하는 나를 보고 까꿍이들은 자신감을 갖겠지. 엄마보다 잘 할 수 있다는! 제법 서브 자세가 나오는 주완이를 보며 뱅뱅이 안경 속 하트 뿅�


04.25 - 귀마개로 영어 듣는 인지민

“언니야, 나 귀마개 좀 빌려줘.” 헤드셋을 귀마개라고 하다니.�. 언니 오빠 온라인 학습 일일 체크하는 중, 귀마개로 톡톡펜 하는 호사스러움을 처음 경험한 인지민. 가운데 앉아 있는 인지민이 너무 귀엽다며 완벽하게 지민 위주로 찍은 할머니 촬영 사진. 드라마 주인공이 되면 조연일 때와 얼굴빛이 달라지는 것이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구나 싶다.


07.20 - 여유럽고 행복하게

“엄마 방학이라서 지금 집에 있는 거에요?” 오늘 아침, 유치원 출근 준비를 하던 인지민이 말한다. “맞아, 엄마 오늘부터 방학이라 지민이 유치원 버스 배웅할 수 있지.” “그럼 엄청 좋은 거네요.” 유치원 버스에 올라탄 지민이가 나를 보고 손을 흔든다. 벨트를 채우면서도 손을 흔들고 나에게 눈을 떼지 못한다. 나는 또 왜 뭉클하지. 방학인데 뭐 하냐는 후배의 말에 “좋은 엄마, 시간 많은 엄마 해야지.” 라고 했다. 마음 다지기 들어가자.�


08.11 - 나를 많이 닮은 아이 / 엄마는 내가 좋아? 아니면 엄마가 좋아 라고 묻는 아이

요즘 유치원에서 속담을 배우는 인지민.

한창 저녁을 먹다가 지민이가 "하늘이 솓구쳐도~"라고 말을 시작하자 주완이가 바로 받아친다.
"무너져도, 하늘이 무너져도."
실수를 바로 인정하는 인지민은 씩 웃는다.

지민 공책에 적어 둔 속담을 보고 몇 일을 웃었다.

"가재는 내 편이다."

내 편이라는 말이 이렇게 웃길 줄이야.

"세상에서 000가 제일 좋아, 세상에서 000가 제일 싫어." 라는 말이 참말 쉽게 나오는 막내. 게임을 하다가 주완이 때문에 점수를 잃자, 바로 나오는 한 마디.
"세상에서 오빠가 제일 싫어." “음, 참 듣기 좋은 말이네." 인주완의 반응은 늘 예상을 빗나간다.

나를 웃게 하는 것도, 나를 화나게 하는 것도 늘 선두를 달리는 인지민.

지민이 혼내고 나서 마음이 안좋아, 지민이 때문에 속상하고 힘들다며 남편에게 이래저래 이야기 했더니 그의 대답은~
"지민이가 너를 가장 많이 닮아서 그래."


08.03

외출복 입고 우리 함께 사진 찍는 것 너무 오랜만이라며 셔터를 눌렀다. 집 앞 산책로, 까꿍이들 자람 속 우리의 시간과 함께한 카페 드 로댕, 붕어빵을 고기처럼 먹는 주완, 초코케익의 진한 달달함을 즐기는 지오 지민. 까꿍이들과 카페 데이트를 즐기 수 있다니! 엄마는 야호! 만세✌️


07.28

"아, 엄마~하나도 기억이 안나요. 마음이 너무 긴장되요, 주완이 잘 할 수 있을까요?"
"엄마, 오늘은 절대 보러 오지 마세요. 내가 보러와도 좋아요 할 때 그 때 보러 오세요."
사교육 중에서 아쉬움이 큰 만큼 제일 오래 쉬었던 수영.

1,2호 수영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2월부터 중단된 수영과 외부활동 자제로 인한 몇 개월 집콕으로 통통이가 된 지오, 주완. 사이즈 업, 새로 산 수영복을 입고 긴장된 마음으로 수영장에 들어섰을 그들의 수영장 후기가 매우 기대된다.

우리는 그렇게 조금씩 멈추었던 일상의 걸음을 한 발짝씩 내딛는 중.


07.28 - 아낌의 설렘을 아는 그녀

“엄마, 금요일에 나 데리러 오면 안되요?”
(금요일에 모임이 있는 나는 멈칫 대답을 주저 했다.)

“엄마, 이번 주 말고 다음 금요일에 데리러 올 수 있어요?”
(아마도, 주저하는 내 표정을 읽었구나 마음이 아차 했다.)

“왜 이번 주가 아니라 다음 주야 지민아?”
“왜냐면 아낄 수 있잖아요.”


07.24 -남매 단짝

얼마 전, 캔버스에 그림을 한 번 그려 본 지오가 캔버스 그리기에 재미를 붙였다. 하루에 하나씩 다양한 사이즈 그림을 그려가는 재미를 느끼는 지오와 달리 주완이는 별 관심이 없는 듯 싶었다.
등교하는 금요일, 학교 다녀온 뒤 캔버스 세팅을 준비하는 지오를 보며 주완이에게 말했다. "주완아, 주완이도 캔버스에 그림 그리고 싶지 않아?" "엄마, 인주완은 안그리고 싶다고 했어요." "내가 언제!" "그럼 주완이도 그리고 싶었어?" "나도 그리고 싶었는데 누나가 안된다고 할까봐 말 못했어요." 라며 씩 웃는 내 사랑 인주완. "주완아, 그럼 캔버스 크기 골라봐, 내가 빌려줄게." 둘이 나란히 앉아 그리기 시작한다. 주완이가 그린 그림을 보더니 지오가 말한다. "이야, 주완아 아빠가 보시면 우와~잘했다 하시겠네." "누나, 누나 그린거 보면 아빠가 우와와와~하시겠다." "아니야, 난 원래 이정도는 그렸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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