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그대로 무너져 내린다. 힘이 없다.
무언가 할 힘이 없어서 아무 것도 못한채로 멍하니 있는 일이 잦았다.
고양이 밥을 주고, 물을 갈아줘야 했기 때문에 일어나서 움직이는게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큰 에너지였다.
우울증 약을 1년 정도 유지했다.
그리고 나아졌다고 생각해서 의사선생님과 상의해서 약을 중단했다.
그럭저럭 생활이 괜찮을 때도 있다.
의욕이 생길 때도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럴 때 자책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마음이 급하고 짜증이 나고, 내가 의지가 박약한 걸 탓하고 싶지만 생각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글자를 읽으며, 음성을 들으며 나를 응원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가끔 가장 가까운 가족인 남편의 부정적인 말을 들으면 그 자리에서 무너지고 만다.
다시 일어설 힘을 잃어버린다.
물론 이런 감정을 정리해서 이야기하고 나면 사과는 들을 수 있지만,
그 순간 난 마음의 상처가 나를 점점 무너트리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 묶어서 내가 저 사람에게 너무 무리한 것을 원하고 있을까.
그런 의심도 든다.
그렇다면 이혼하는게 맞는게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하루가 위태로운 상태이다.
규칙적으로, 성실하게 시간표에 맞는 생활을 하는 것이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좋다고 해서.
노력하고 있다.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오늘은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서 슬프다. 슬픈 날이다.
슬픈데 표현하면 병이 될 것 같아서 아무렇지 않은 척 하고 있지만.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