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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회 Dec 14. 2023

성인 ADHD와 우울증



성인 ADHD를 가진 사람이 우울증에 걸린 확률이 더 높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정보 과잉일지도 모르지, 요즘 정신질환에 대한 모든 유투브를 다 구독 중이다.


우울을 처음 진단받고 처방받은 우울증 약은 기분을 금방 나아지게 만들어주었다.

감정기복을 조절하고, 충동성을 낮춰주고 우울감을 줄여준다고 했다.


근데 약에는 항상 부작용이 따르는데, 정말 치명적인 부작용이 생겼는데.

살이 쪘다. 살이 미친 듯이 불어나더니 한 두달 사이에 10kg이 쪘다.


살이 찌자 우울이 심해졌다.

평생 스스로 덩치가 크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고, 평생 다이어트를 해왔는데.

내가 유지하던 몸무게를 크게 웃도는 내 몸무게에 나는 그야 말로 절망했다.


차라리 우울증인 채로 살아가는게 더 나을 것 같았다.


우울이 심해져 빠르게 병원을 찾았다.

나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처음 약을 처방해준 의사 선생님과 현재 지속적으로 진료를 보는 선생님이 다르다.

우선 처음 약을 처방해준 선생님께 가서 여쭈었더니 방법이 없다고 했다.

걔중에 가장 살이 찌는 부작용이 낮은 약이라고 했다.


병원을 나오면서 나는 엉엉 울면서 약을 먹지 않겠다고 말했다.

의사의 판단없이 단약을 하고 원래 진료를 보던 병원의 예약일에 병원을 찾았다.


상태가 좋지 않아 남편이 동행했다.


그 병원에서 심리검사도 했었고, 선생님은 나와 오래 상담도 진행했었다.

약간의 희망을 가지고 선생님께 내 걱정을 말했다.

선생님은 한참을 고민하시더니 '성인ADHD' 간이 검사지를 건내주셨다.


검사지에 체크를 보시더니 성인 ADHD가 의심된다고 했다.

나는 진료실을 나가서 좀 더 항문이 많은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지를 본 선생님이 나에게 점수가 꽤 높다고 말하면서 '성인ADHD'인 것 같다고 말했다.


콘서타라는 약을 처방해주셨는데, 충동성도 낮춰주고 무엇보다 식욕부진이 부작용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우울증 약도 최대한 식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약을 처방해주셨다.


다행히 약을 바꾸고 몸무게는 크게 떨어졌지만, 원래 몸무게까지로 돌아오진 않았다.


해야하는 일이 있는데도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일을 미루고, 약속시간에 항상 늦고,

꽂히는 일에 과집중하고, 매일 밤을 지새워서라도 해내고,

업무 외에 모든 일에서 말도 안되는 실수를 하는 나의 습관들이 어떤 증상이라니.


그냥 나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참 나를 내가 몰랐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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