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장강명, 2015.
지금까지 내가 해온 모든 거짓말들은 다 잊더라도, 이 말만은 기억해줬으면 해. 널 만나서 정말 기뻤어. 너와의 시간은 내 인생 최고의 순간들이었어. 난 그걸 절대로 후회하지 않아. 고마워. 진심으로. / p. 148
내게도 한국 소설만 찾아읽던 시절이 있었다. 여느 문창과 애들과 대화를 한대도 모르는 작가가 드물었고, 종종 그들에게 생소했던 작가와 작품을 일러주고 또 권하기도 하였다. 헌데 지금의 나는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읽어온 몇몇 작가의 작품을 제외하면 한국 소설을 거의 읽지 않는다. 외국 소설이 뛰어나고 훌륭해서는 결코 아니고 그냥 뭐랄까, 다들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부터다. 나는 잠이 필요한데, 그들은 앞다투어 꿈을 이야기하고 있는 느낌. 그런 와중에 이런 작가를 알게된 것은 지극히 반가운 일. 문학은 문체와 예술성이 전부가 아니므로.
결국 어떤 시선으로 삶을 축적해나가느냐의 싸움이겠지.
소설가가 아닌 내게, 나아가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