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 시라쿠사 여행에 한자리 차지하고 있는 중국인에 대한 기억들
4, 5월 이탈리아 여행을 끝낸지 벌써 3주째 접어들었다.
로마 다빈치 공항에서 눈물까지 보였던 와이프는 이제 덤덤해졌고 나도 간혹 컴퓨터 바탕화면에 나오는 시라쿠사 바다를 보며
"저기를 다녀왔나.... 언제 갔다왔지? "
싶은 마음이 들곤한다.
그러던 어느날 잠실에 다녀왔는데 거긴 언제나 깔끔하고...그리고, 중국인이 많다.
갑자기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 만났고 스쳐지나갔던 중국인들이 생각나서 한번 써볼까 한다.
정말로 중국인들은 세계 어디에나 있다.
인구도 많고 여행도 좋아하고 쇼핑도 좋아해서 자국내에서도 어딜가나 수십만명이 명소에서 여행을 즐기고 해외에서도 역시 어디에나 있다.
이번에 시칠리아 여행을 가면서 시라쿠사 같은 곳에는 없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한국인은 며칠에 한번 볼까 말까 했는것에 반해 중국인들은 수십명씩 떼지어 다니며 시라쿠사를 관광했다.
심지어 시라쿠사에는 차이니즈 레스토랑이 4개나 있었다! (맙소사)
보통 차이니즈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중국 음식들을 팔거 같지만 실상은 아시아 음식 종합 식당이다.
중심 메뉴는 롤이다. 유럽인들의 롤 사랑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한 예로 몸집이 작은 한 커플이 시킨 메뉴를 옆에서 구경한적이 있는데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었던 켈리포니아 롤 같은것을 총 4줄을 시키고, 라면에 튀김에 우리 부부가 상상할 수 없는 양을 먹어치우는 것을 보았다. 자국 음식은 기껏해야 피자 한판 먹으면서 저게 다들어가나 싶었다.
어쨋든 중국인들은 세계 어디서나 있고 유럽의 주 관광 수입원이다.
중국인들은 로마에서도 피렌체에서도 나폴리에서도 폼페이, 소렌토, 포지타노, 아말피... 이탈리아 전역을 접수한것 처럼 우리 부부를 따라다녔다. (아니 우리가 그들안에 들어갔다)
그들을 너무 자주 보다보니 역시 관찰을 하게되었는데 같은 아시아 사람이지만 웬지 정이 안가는 그들에 대해 몇 가지 말을 해보려 한다.
웬만하면 외모 가지고 뭐라고 하고 싶지 않은데 정말 못생겼다. (나 미남 아님)
어딜가나 우리 부부를 보고 "코리안?" 이라고 물어보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많았는데 어떻게 알아볼까 생각을 해보니 그들 보다는 조금 나았나보다 싶었다.
심지어 같이간 여조카와 와이프를 보고 카페 서버들이
"코리안 뷰티풀"
이라고 하는 것을 자주 들었다. 아마도 아시아 관광객의 90%를 자치하는 중국인들에 비해 낫다는 얘기인거 같다.
내가 듣기로는 대부분이 중국인이고 조금 외모가 나은 사람들은 한국인, 조용히 관광을 하는 사람들은 일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냥 츄리닝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자식 아빠 엄마 아들 꼬마 할것없이 모두 츄리닝을 입는다. 뭐 편한건 알겠지만 아름다운 유럽 여성들과 옷 잘입고 잘생긴 남자들이 즐비한 이탈리아에서 중국인들의 복장은 매우 거슬린다. 나도 옷을 잘입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청바지에 남방 정도는 입고 다닐려고 노렸했는데 좀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틸라이에 한참 머무르던 중 어느날 아침에 거울을 봤는데 뭐 이렇게 생겼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녀노수 아름다운 사람들이 너무 많은 유럽)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할까. 이를테면 이런 거다.
한 중국인 부부가 카페에 들어온다.
이탈리아 가게 주인들은 언제나 그렇듯 웃으며 Chao(안녕하세요)를 외치지만 묵묵부답.
얼굴도 안쳐다보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는지 둘러본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물을 달라고 손짓한다. (아직 말한마디 안함)
당황하는 이탈리아 가게 주인은 물을 꺼내주면서 얼마라고 예기하는데 못알아듣는다.
계산기를 보여주고 겨우겨우 계산을 마치고 Chao Grazie(안녕히 가세요 감사합니다)를 외치는 주인을 보지도 않고 나거버린다.
한국 사람들의 경우 그들의 나라에 왔으니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여 인사정도는 하고 가게에 입장을 하며 소통이 잘 안될경우 미안한 마음을 먹거나(우리나라 특유의 부끄러운 얼굴) 우리가 잘 모르는게 있는지 생각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 부부도 이탈리아를 가기전 두달동안 듀오링고를 결제하여 이탈리아어를 배우고 갔고 카페테리아, 레스토란테 등의 문화를 매일 익히면서 폐(?)가 되지 않도록 노력을 했다. 그런것들이 서로간에 전해지면서 언제나 즐거운 여행이 될 수 만들어 준거 같다.
사실 우리나라도 편의점이나 가게에서 그렇게 친밀하게 인사를 하지않고 땅만보고 카드만 꼽고 영수증은 됬다고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는 그런식의 소통없는 모습은 불쾌하게 여길 수 있다. 2019년 첫 유럽여행으로 프라하를 방문하기로 했을때 가장 마음에 세긴 부분이 절대 카페 서버를 손으로 크게 부르면 안되다는 것이었는데 실제 체코에서 한번 불렀다가 (하도 안와서) 아주 불쾌한 눈빛을 본적이 있었다.
중국인 이야기를 하면서 갑자기 인종차별에 대한 민감한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그것이 그들과 관련이 깊기때문이다.
유럽여행을 가려고 유랑이나 기타 카페등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준비를 하다보면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얘기가 많다. 비록 유럽은 두번밖에 안가봤지만 (총 3개월) 나도 걱정을 하고 갔고(A형, INFP) 실제 부닥쳐 보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차별들은 인종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사실 유럽인들이 생각하는 아시아인은 중국인, 일본인이다. 실제 돌아다녀보면 그 두 나라가 95% 이상이다. 일본인에 대해서는 워낙 잘 알고 있는데 (과거 아픈 역사를 통해) 중국인이 최근 반세기동안 유럽을 석권하고 있어서 결국 아시아인 = 중국인이다.
해서 그들이 아는 인사는 니하오 뿐이다 (물론 이건 나이가 든 사람일수록 심하고 젋을 수록 나아진다. 또한, 확률적으로 니하오라고 하는 편이 적중률이 높다. )
우리가 니하오라는 말을 들으면 인종차별이라고 느끼는 것은 우리가 중국인을 싫어하는것 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대접을 받고 싶지 않다는것. 우리보고 Hello 라고 하며 미국인이라고 하면 차별이라고 느끼지 않았을 것 같다.
실제 피렌체 중심가에서 벗어나 서민들이 사는 곳에 묵었는데 아침에 il cafe(에스프레소) 를 한잔 하러 가면 서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아저씨들이 니하오 라고 인사한다. 그러면 와이프가
"No!. Korean!"
이라고 하면 웃으면서 대응해주었다.
우리가 여행을 가면 가장 많이 가는 곳은 결국 식당이다. 인종차별이라고 올라오는 대부분의 글을 모두 식당에서 겪은 일들이 많은데 내가 보기엔 이것은 소통의 문제다.
프라하나 오스트리아에서도 느낀거지만 중국인들은 소통 자체가 없고 식당에 와서 그냥 불쑥 앉아버린다. 그리고 영어 한마디 못하는 중국 어른이 콜라를 직접 가져와서 마시고는 계속 앉아 있다. 팁 문화가 있던 프라하에서 팁을 말해봐야 줄리가 없고 서버가 쌍욕을 하는것도 목격했다. 대부분은 아닐테지만 아마도 그런 중국인을 겪어본 서버라면 학을 띨것이다.
어쨋든 우리나나라 사람들이 옆에 서양인들이 늦게 왔는데 먼저 좋은 자리에 앉았다, 내 음식이 제일 늦게 나온다 등등 수많은 카페 글들이 있는데 내 생각에는 그런 것들은 소통의 문제이지 일부러 그런것은 아닐것이다.
실제 이탈리아에서도 그런 비슷한 문제(음식이 나올 생각을 안함)가 있어 처음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는데 와이프(ENFJ)가 직접 물어보았고 어떤 문제가 있었고 우리는 즐거운 프레스코 시간을 계속 가졌다.
이것도 사실 1번과 유사하다.
실제 시라쿠사에서 길을 가다가 한번 들은적이 있는데 길을 걷는데 2층에 매달려 있던 중학생 여자애들이 이쁜 옷을 입고 있어서 뷰티풀이라고 해주었더니 웬걸
"칭챙총~ "
하는것이다.
와이프는 무슨말인지 몰랐고 나는 알아서 순간 기분이 나빳는데 사실 저 중딩들이 멀 알고 그런것도 아닐거 같고 생각해보니 그냥 한마디 하고 싶었는데 어쩌다 알게된 단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칭챙총이라는게 유럽사람들이 중국인들이 하는 말을 들으면 저렇게 들린다는데 우리가 어렸을적에 영어 흉내낼때 샬라 샬라 했던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결국 한국인이 느끼는 것은 중국인처럼 대하지 말라는 것. 그것이 기분 나쁜것이다.
하지만, 이런 중국인들이지만...
나에게는 생명을 이어주는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다.
제 아무리 맛있는 스파게티와 피자가 있는 이탈리아라지만 2주가 지나면 신라면, 김치찌게, 삼겹살, 짜장면 등이 생각나서 음식이 물리게 되는데 이럴때 언제나 유럽의 한가운데 차이니즈 레스토랑이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생명줄인 계란 볶음밥이 있다.
평소에도 빵을 즐겨 먹지 않는지라 가끔 먹는 볶음밥과 라멘은 생명수나 같다.
한국에 도착한지 19일이 되었고 매일 아침 바다를 보며 눈을 뜨던 그때를 기억하며 추억하고 있다.
중국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개인적인 편견으로 이야기한거 같아 미안하여 첨언하자면 예전에 칭다오를 갔을때 그들은 매우 매너있고 최첨단의 IT 문화를 가졌던 친절한 사람들이었다. 단순히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에대한 이야기 이며 아마도 그들도 잘 몰라서 혹은 어색하고 어려워서 그런거 아닐까 싶다.
모두가 문화의 차이인 것이다.
지금은 그 많던 중국인들은 다 어디갔나 그들도 추억으로 남아 있다. (좀 잘해줄걸... )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라쿠사를 생각하며.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