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by 백설


슬픔을 과식하다 말고

투실해진 목덜미를 들어 올려


울분이 응결된 피와 살이 오늘도

화르르

차디차게 피어올라


안기지 못한 등허리는

냉소로 엉겼고

삿대질에 울먹이던 밤은 눈두덩이에 고여


하지 못한 말들이 윗배에 쌓여

두려움은 끝끝내 허벅지를 붙들어

모두를 위한 사랑은 위축되어

어깨 위로 솟아


수도 없이 눈감아준 불의를 양 볼에 물고

밤마다 이를 갈았어


더는 나서지 않는 둔부가

참으로 비대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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