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a

식탐

by 백설

명령을 받았을 뿐이야


주름진 곳을 펴고

젖은 곳을 말려

이 땅의 것을 과잉흡수하지 못하도록 하라는


닿으려 할수록 융털을 잃어가는 시간들을

알아


아찔하게 빨았던 한 모금의 기억이

더부룩해진다는 것도 알아


돌기들의 수신호를 잊어버릴 것도 알아


이전보다 약한 신호

이전보다 무딘 신호


대체 뭘 후회하고 있는 거야?


물동이를 모두 깨뜨려

기름진 곳을 척박하게 해

모든 게 맛이 없어질 때까지


모서리가 차지 않으면 안 되잖아

예민해지고 싶어 하는 세포들을 욱여넣어봐


포장지가 부족해서 비대해진 것을 만났어

갈기갈기 찢고 싶었어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황홀할까 생각했어


내 말이 거짓말 같지


누구든 후회하겠지

명령에 충실했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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