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손가락을 걸고 서있다. 철근 같은 짧은 손가락은 쉬이 펴지지 않을 것임을 알지만, 때로는 마술고리처럼 빈틈도 내지 않고 격리되어 버릴 수 있음을 각오한다. 너는 내가 아니다. 나도 네가 아니다. 당신도 내가 아니며, 그 어떤 당신도 네가 아닐 것이다. 우리는 갑자기 투명망토를 뒤집어쓰고 나름의 계획으로 격리될 수 있다. 감쪽같이.
내게 틈을 내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빠져나갈 구멍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쯤 알고 있다. 나 역시 그러하다 믿는다. 그러나 어느덧 먼발치에서 상처 없이 말끔한 네가 생채기 없는 나를 바라보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우리는 이토록, 그물처럼 살고 있다.
너의 마음은 치어인가. 나는 성기지 못한 그물이다. 나는 너를 완전히 잡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나는 너를 사랑할 것이다. 밤새 매만진 구멍투성이 그물을 너라는 바다에 내어 던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