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점이라고 한다면 두 분 다 최근에 여기서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진단받았다는 점이다. 평생 원인도 모르는 통증에 밤이고 낮이고 시달리시다가 이제야 (그분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귀인(?)을 만난 것이다.
왜 그렇게 제대로 진단이 되지 않고, 오랜 시간 진통제를 밥 먹듯 하며 보내게 되었을까?
몇 가지 원인을 생각해 보았다.
첫째는 아마도 오래된 환자의 통증 호소는 '어르신들의 늘 하시는 소리겠지'라고 넘겨버리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것은 가족 간에도, 심지어 의사조차도 '잘 치료되지 않는 늘 아프다고 하는 할머니'로 치부해 버리기 때문이다. 진단의 첫 단추부터 채워지지 못한 경우이다.
두 번째는 그 통증의 양상을 눈여겨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 분 중 한 할머니는 어느 날 아침방송에 의사가 나와서 설명하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특징을 듣고서, 아무래도 자신이 보통 관절염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찾아오신 경우이다.
(나는 방송에 의사들이 나와서 여러 질환에 대해 설명하는 것에 대해, 시청자로 하여금 건강염려증을 부추기는 면이 없지 않아서 조금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이런 경우에는 건강프로그램의 올바른 영향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튼 할머니 자신이 짧은 방송을 보고서도 의심할 수 있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증상을, 그동안 가족들과 의사들은 왜 알아채지 못했을까 하는 점이다. 이 점이 항상 아쉬운 부분이다. 결국 아픈 사람만 그 고통 속에서 더욱 외로워질 뿐이다.
세 번째는 의료와 얽혀있는 경제적인 이유이다.
어느 의사도 90세가 넘은 할머니의 관절 통증에 대해 류마티스 관절염을 먼저 의심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류마티스 관절염이 의심된다고 하면서, 그에 따라오는 여러 가지 혈액검사를 해보자고 하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게 된다. 의사의 입장도 그러할진대, 환자는 물론이고 가족들도 쉽게 수긍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 두 환자분들도 그랬다. 더구나 한 분은 의료보험 환자가 아닌 의료급여 환자였다. 당연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비용이 꽤나 들어가는) 여러 검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의사도, 환자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여러 환경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환자의 통증과 증상에 귀를 기울이며, 최대한 객관적으로, 동시에 예리하게 진단하고 판단했을 때, 비로소 올바른 진단을 막아서는 여러 벽들을 허물 수 있게 된다.
"이제는 밥도 잘 넘어가유~ 아유 지난번 맨치로 아팠으면 워쩔 뻔 했슈~ 밤에 잠도 못 자고 화장실 가고 싶어도 원체 팔다리가 쑤싱게 가지도 못하고 잉~ 시방은 아주 살 거 가터유~ 암만유 선상님~ 증말루 감사해유~ 이제 증말 살겄슈~"
90세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에 미소가 번져 그 주름이 더욱더 아름다운 물결을 만들어내는 것을 본다는 것은 아마도 의사로서의 가장 큰 기쁨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