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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린 Mar 03. 2023

나다운 삶

스스로 만들어 갈 행복한 인생

한국인의 삶의 행복도는 36개국 중 34위라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나의 행복도도 낮은 편이고, 주위에도 불행해 보이는 사람 천지니 수긍이 간다. 중국 경제학자가 동아시아 문화에서는 자식의 성공이 곧 행복이고, 자식의 성공을 위해 수많은 돈과 노력을 들이지만 최고 대학의 타이틀은 소수의 인원만 가질 수 있어서 절대 다수가 불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진정 공감이 가는 분석이었다.


나조차도 당장 5세밖에 안 되는 아들을 교육 경쟁에 뒤처지지 않게 하기 위해 최신 사교육 트렌드를 파악하고, 영어유치원 설명회부터 국제학교 코스까지 공부한다. 되든 안 되든 일단 현재 한국의 엘리트 코스를 열심히 알아내고, 현재 사교육이 지나치다고 생각하면서도 혹시 내 아이의 잠재력을 엄마인 내가 알아채지 못할까 봐 동분서주한다. 나아가 요즘엔 초등 입학 전 대치동으로 이사갈까 하는 고민까지 추가되었다. 경쟁적인 교육을 통한 성공과 행복 경로밖에 모르는 걸 보면 뼛속까지 정통 동아시아인(?)인가 싶다.


나는 행복하지 않다. 특히 성인이 된 이후론 행복한 기억이 거의 없다. 결혼한 이후론.. 더 없다. 안타깝지만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기대도 별로 없다. 하지만 항상 행복에 대한 열망은 강했기에 나의 아이는 행복했으면 한다. 아이에 대한 어떠한 형태의 기대도 쉽게 욕심으로 바뀔 수 있기에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만 행복할 수 있다면 특정 직업을 바라지 않는 엄마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공부가 아니라고, 대학도 안 가고 돈벌이가 거의 안 되는 불투명한 미래의 무언가를 꿈꾼다면..? 나는 얼마나 자식을 믿어주고, 지원해 주는 엄마일 수 있을까.


아이의 행복을 바라지만 성공적인 입시로 시작되는 학문적 성과로 인한 성공이 아니라면 나는 엄마로서 무한한 지지를 보낼 수 있을까? 일단 아이가 원하는 분야에 재능이 있는지 내가 정말 알아볼 수는 있을까? 재능이 없어 보이는 무언가에 몇 년씩 매달려 시간을 보내고 있어도 나는 아이를 믿어줘야 하는 걸까?


엄마가 된 지 5년.. 부모가 처음이라서 그럴까. 우유부단한 엄마라 그럴까. 부모의 역할, 참 어렵다. 그리고 참 과하게 멀리까지도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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