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지쳤다 블록체인에.
블록체인을 공부하고 글을 쓰고, 책을 읽고, 백서를 읽고... 이 행위 때문에 지쳤다는 의미는 아니다.
블록체인의 시계가 너무 빨리 돌아가기 때문일까? 그럴 수도 있겠다.
블록체인 시대를 선도하신다는 선구자, 블록체인 전문가를 자처하는 가짜 전문가, 다단계로 한 탕 해 먹으려는 사기꾼, 아무 생각 없이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투자자...
앞에서는 대단하다, 역시 전문가시다 온갖 입에 발린 말은 하면서 뒤에서는 서로 헐뜯고 비난한다. 누가 이랬네 저랬네, 쟤네는 스캠이네, 이 팀은 전문가가 하나도 없네, 실력이 없네, 비즈니스 매너가 없네... 오늘의 적이 내일의 동지가 되고,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는 아사리판이다.
*아사리판 : 몹시 어지러운 속세의 정치판을 '난장판'이라고 말한다. 개들이 진흙탕에서 물고 뜯으며 싸운다는 뜻의 이전투구(泥田鬪狗)가 벌어지는 판이 '개판'이다. 그리고 몹시 난잡하고 무질서하게 엉망인 상태를 우리는 '아사리판'이라고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아사리판 (어원을 찾아 떠나는 세계문화여행(아시아 편), 2009. 9. 16., 박문사)
물론 블록체인을 업으로 삼고 그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제대로 일 하시는 분들이 있다. 기술과 산업이 극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더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잘하는 분들이 있는 반면 이런 분들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른 한 편에서는 여전히 블록체인 전문가인척 강의를 하고 코인을 팔면서 사기를 치고 자신의 양심을 팔고 있다.
직장경력, 학력을 속이고, 누가 봐도 자격이 부족한 사람이 강의를 하고 평가를 한다. 1년 걸음마 한 아기가 6개월 된 아기한테 내가 걷는 법 가르쳐줄게 하는 상황이다. 물론 1년 걸음마 한 아기가 걸음마 연습을 정말 빡세게 해서 다른 아기들보다 잘 걸을 수는 있다. (그래 봤자 얼마나 잘 걷겠냐만은)
당구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신보다 잘 치는 사람과 쳐야 실력이 는다. 자질이 없으면 애초에 실력이 늘지 않겠지만, 그래도 몇 백점을 치는 사람한테 배워야지 50점 치는 사람끼리 모여서 백날 당구 쳐봐야 실력은 절대 늘지 않는다.
지금 열심히 잘하는 분들은 앞으로도 열심히 하시면 되고, 양심불량 사기꾼들은 없어져야 한다. 그리고 혹시 블록체인으로 뭔가 하면 돈 모으겠지, 잘 되겠지 이런 생각 갖고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앞으로 100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있으면 최소 90% 이상은 망한다고들 한다. 그 90%에 자신들의 프로젝트가 들어갈 거란 생각은 왜 못하는지. 지금 있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중에 블록체인이 없어도 돌아갈 프로젝트가 태반이다. 블록체인이 만능열쇠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블록체인은 여전히 공부할 내용이 많고, 많은 숙제를 안겨주는 흥미로운 기술이자 생태계다. 앞으로도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고 공부할 계획이지만, 지금은 블록체인에 지쳤다. 블록체인 자체에 지쳤다기보다는 사람에 지쳤고, 상황에 지쳤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좀 쉬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