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사랑하고 사랑이 많은 나의 작은 사람에게.

by 자기계발중독자

생명을 사랑하고 사랑이 많은 나의 작은 사람에게


나는 언제부터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 아주 오래전부터, 무언가를 보고 '귀엽다', '사랑스럽다'고 느끼는 감정을 사치라 여기며 살았다. 특별히 아이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길가의 작은 생명들에게 눈길을 줄 여유도 없었다. 내가 살아온 척박한 환경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아니면 나 스스로를 그토록 혹독하고 매몰차게 몰아세우며 버텨왔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너를 보고 있으면, 너는 참 나와 다르게 사랑이 많은 사람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아기의 앙증맞은 발을 보며 어쩔 줄 몰라 하고, 지나가는 강아지의 눈망울에 마음을 뺏기는 너를 볼 때면 나는 낯선 기분마저 든다. 나와 꼭 닮은 얼굴을 하고서, 내게는 없는 다정한 온기를 품은 너. 때로는 그런 네가 부럽기까지 하다.


지난여름, 과학 방과 후 수업에서 받아온 작은 물고기 한 마리를 기억한다.


보통은 금세 죽고 마는 그 작은 생명을 너는 작디작은 플라스틱 통 안에서도 기적처럼 살려냈지. 뜨거운 여름을 지나 찬 바람이 부는 겨울이 올 때까지, 너는 그 작은 숨을 지켜냈다. 그 모습이 기특해 "물고기를 제대로 키워보고 싶니?"라고 물었을 때, 네가 보여준 반짝이는 눈빛을 잊을 수 없다.


그렇게 우리 집에 어항이 생기고, 물고기 친구들이 늘어나고, 새우 가족까지 생겼을 때 나는 너의 또 다른 모습을 보았다. 너는 매일 아침 등교하기 전, 바쁜 시간 속에서도 어김없이 어항 앞에 섰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정해진 양만큼의 먹이를 챙겨주는 그 신중한 손길.


나는 살면서 나 하나 건사하기도 벅차 나 이외의 생명을 보살필 엄두를 내본 적이 없는데, 너는 그 작은 어깨로 너만의 작은 바다를 성실하게 지켜내고 있었다. 순수한 호기심인지, 아니면 타고난 천성인지 모를 너의 그 깊은 사랑을 보며 나는 생각했다. '아, 이 아이는 마음의 품이 참 넓은 아이구나.'


나의 작은 사람아.


나는 네가 지금처럼 세상의 모든 숨 쉬는 것들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사람에게든, 동식물에게든 네가 가진 그 따뜻한 사랑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멋진 어른이 되기를. 메말랐던 나의 세상에 네가 사랑을 가르쳐주었듯, 너의 사랑이 닿는 모든 곳이 따스하게 피어나기를 엄마는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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