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숨을 고르다
갑자기 찾아온 과호흡으로 어려움을 겪은 건 뉴욕, 워싱턴을 거쳐 플로리다 디즈니월드로 이어진 3주간의 굵직한 여행 일정이 마무리되어갈 무렵이었다.
인간에게 숨 쉬는 일만큼 자연스러워야 할 일이 또 있을까마는, 자신의 호흡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다는 것부터 나는 이미 정상이 아니었다. 표현할 길 없는 가슴속 답답함, 더 많은 산소를 빨아들이지 않으면 당장에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은 절박함에 아무리 마음을 편히 가지려 해도 불안은 해소되지 않았다. 어느새 나는 숨 쉬는 일에 몰두해 있었고 어떻게든 매끄러운 호흡을 되찾으려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당시 내가 겪은 증세는 작은 공황이었음을 후에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고맙게도 그 일은 나 자신이 현재 어디에 와 있는지를 차분히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미국에 와 있었다. 사람들이 종종 '무슨 목적으로 미국에 왔는지'를 물으면 나는 "I followed my hudsband... "라는 답을 기계처럼 내놓곤 했다. 문자적으로 그것은 의지와 상관없이 꾸역꾸역 남편을 '따라온' 내 처지를 딱 들어맞게 설명하는 말이었다. 십수 년간 자기 자리를 충성스럽게 지켜낸 끝에 얻어낸 그의 자랑스러운 연수티켓에 나는 감히 딴지를 걸 수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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