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이가 아팠다.
아픈지는 한 달 정도 됐다.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아프진 않고,
사흘에 한 번씩 아파왔다.
이가 아플 때마다 많은 생각이 든다.
일주일 만에 어렵게 예약을 하고 치과에 갔다.
파노라마를 찍는 기분은 참 묘하게 기분이 나쁘다.
귀에 윙 하고 울리는 소리는 나를 더 동떨어진 곳에 데려다 놓는다.
누구보다 얌전하게 치과 베드에 누워서 차례를 기다렸다.
벌써 지난밤 꿈처럼 머릿속에서 나는 이미 입을 벌리고 마취주사를 맞고 임시치아 본을 뜨고 신용카드에서 100만 원이 빠져나가는 지난번에 겪었던 장면을 떠올리고 있었다.
고통에 견주어 봐도 돈만큼 무서운 게 어디 또 있을까.
이것이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다.
항상 최악을 생각하고 난 뒤의 결과는 받아들이기 편하다.
침대에서 좀 전에 찍은 엑스레이를 보고 있자니 우스웠다.
치아가 왜 이렇게 멀쩡한 게 없을까.
엑스레이를 보며 설명을 들었는데 일단 한 달 뒤에 경과관찰을 해보자고 했다.
스케일링으로 엄청난 피맛을 봤지만 아무렴 좋았다.
기분으로 새우버거세트를 먹었다.
23.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