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줄기차게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한 지도
일주일이 넘었다.
장마가 길고 길다.
그녀의 부모님이 고향에서 복숭아를 보내주었는데 양이 많아서 나눠 먹자고 우리를 불러냈다.
두세 개 정도 나누어줄 것을 기대하고 가볍게 장바구니를 챙겨 집에서 나왔다.
영등포에서 만나기로 한 그녀가 보였다.
양손에 종이가방을 쥐고 있었는데 멀리서도 무게감이 느껴졌다.
곧장 받아 들었는데 굉장히 무거웠다.
들어보니 짐이 꽤 들어있는 기내용 캐리어정도의 무게였는데 이걸 양손에 들고 궂은 날씨에 종로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어떻게 가져왔을지 훤히 보였다.
이런 수고로움과 정성은 어떤 마음으로 가능할지 가늠이 안된다.
마음도 예쁘고 해사한 얼굴도 예뻤다.
이 감동의 여운이 오래간다.
집에 가면서 괜히 종이가방에 들어있는 보들보들한 복숭아를 쓰다듬었다. 마음이 간질간질했다.
소소한 것도 사소한 것도 마음먹기에 따라 다르다.
결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누고 베풀고 감사하고 그런 것들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23.07.17